[외국금융사 대표 릴레이 인터뷰/한국경제 이렇게 봅니다] (7)마이크 비숍 PCA생명 사장

“한국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ionㆍ경기침체속 물가상승)에 빠졌다는 결론을 내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3월 한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격히 상승한 것은 공공요금인상과 이라크 전쟁에 따른 유가상승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현상이었다고 봅니다”. 마이크 비숍 PCA생명 사장은 올해 한국 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만 경기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한국 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자본 지출을 늘리고 소비와 투자가 활발해 질 때까지 현재의 저금리 환경을 유지해야 하며,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비숍 사장은 특히 한국이 동북아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각종 규제의 완화가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한국은 대부분의 업종에서 규제 장벽이 높다고 인식돼 있어 투자자가 관심을 다른 시장으로 돌리게 된다”며 “기업 인수나 노조와의 협상이 어렵다는 사실도 잠재적인 투자자가 투자를 포기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 학교와 의료시설 확충 등 외국인을 위한 인프라가 좀 더 필요하며 법인세 감면 등 외국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고려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비숍 사장은 이와 함께 “한국에서는 주요 정책 결정이 경제적 원칙보다는 친분관계에 기반을 두고 내려지는 경향이 있는데 세계 어디에서나 있는 일이지만 한국에서는 그 경향이 훨씬 심하다”고 꼬집었다. 8월 시작되는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상품 판매)와 관련해서도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방카슈랑스를 위해 은행과 보험사가 1대1 독점적 제휴를 맺는 것을 금지한 한국정부의 규제는 다소 실망스러웠다”며 “이로 인해 앞으로 은행 창구에서 보험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다소 혼란이 빚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숍 사장은 그러나 “방카슈랑스는 고객에게 보다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 보험시장의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며 “PCA생명은 아시아 다른 국가에서의 방카슈랑스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에서도 성공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태준기자 june@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