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창간39돌/인터넷주택] 마천루아파트 부상

헐리우드 영화에서나 봄직한 이런 장면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올들어서울 도심요지에 호텔수준의 시설로 건축될 40~50층짜리 마천루 아파트가 속속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올 상반기 분양된 대우 트럼프 월드, 삼성중공업의 쉐르빌 등은 평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 비싼 값에 분양현장마다 며칠밤을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할 정도로 수요자들의 호응도 크다. 초고층 주거복합아파트가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중상류층을 겨냥한 새로운 주거형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0여년전부터 초고층 고급아파트가 상류층의 주거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휴양시설을 일컫는 말인 콘도미니엄이 선진국에서는 바로 이런 초고층 고급아파트를 가리킨다. 미국 뉴욕맨해튼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타워」 독일의 「미디어파크 쾰른」 홍콩의 「컨벤션 센터」와 「퍼시픽 플래이스」 일본의 「도쿄의 가와사키 시포트 스퀘어」 등도 유명한 콘도미니엄이다. ◇최고급 시설·호텔식 서비스=최근 공급되고 있는 초고층아파트의 평당분양가가는 웬만한 서울시내 아파트 분양가의 두배가 넘는다. 고급스런 내부마감이나 완벽한 방범시스템 등 시설이나 서비스면에서 기존 아파트와 차별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대우 트럼프월드·대림의 아크로빌·삼성 타워팰릭스·쉐르빌 등에는 골프퍼팅장, 수영장, 대형연회장, 고급스런 상가 등도 호텔에서나 있음직한 부대시설이 들어선다. 한 건물안에서 레저·업무·생활을 할 수 있는 이른바 「원스톱리빙」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특히 일부에서는 가능한한 가사노동을 줄일 수 있도록 청소, 세탁, 우편물 발송, 각종 예약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 강남, 여의도 등지로 요지에 들어서기 때문에 출퇴근시 교통지옥을 겪을 필요가 없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초고층아파트들은 또 좁은 땅에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기존 판상형 아파트와 달리 1~3개동이 마천루(摩天樓)처럼 들어서 조망이 탁월하다. 이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국내에서도 맨 꼭대기층은 팬트하우스라 해서 20억원이 넘는다. 이러한 차별화된 조망권, 생활편의시설, 교통여건 등 기존 고급빌라나 대형아파트에서 누리기 힘든 고급주거공간의 요소들은 여유계층에게 매력적으로 비칠 수 밖에 없다. ◇봇물이루는 공급=주택업체들에도 초고층아파트는 「효자종목」이다. 서울요지의 땅은 평당 1,000만원대를 호가해 일반아파트를 지어서는 타산을 맞추기 힘들다. 그러나 일반아파트보다 2배정도 비싸고 수요도 비교적 탄탄한 초고층아파트를 지을 경우 충분히 수익성을 맞출 수 있다. 주택업계의 한 관계자는 『초고층아파트는 수익성과 분양성이 좋은 분야로 꼽히는데다 업체의 시공능력이나 지명도를 높일 수 있는 부대효과도 크다』고 설명한다. 이에따라 상반기에 이어 올 하반기에도 초고층아파트의 분양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서초 남부터미널부지에 짓는 「서초타운 하우징컴플랙스」를 8월중 선보인다. 8,572평의 부지위에 연건축면적 7만평 규모로 들어설 이 타운은 47~100평이상 아파트 790가구와 상가 등 27~47층짜리 5개 건물로 구성된다. 삼성중공업도 양천구 신정동에서 8~12평형 오피스텔 100여가구와 50~80평형 아파트 500여가구의 아파트로 구성된 목동 쉐르빌을 공급한다. 대림산업도 목공에서 아크로빌을 오는 11월께 분양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은 강남구 삼성동 사옥을 헐고 건립할 500여가구 규모의 주거복합아파트를 9~10월께 공급할 계획이다. ◇전망=중류층이상을 겨냥한 신주거공간으로 등장한 초고층아파트가 장기적으로 도심형 부동산 개발의 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대체적으로 일치하고 있다. 초고층아파트가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많다. 위치상 교통은 편리할지 몰라도 소음과 공기오염의 시달릴 소지가 크다. 또 비싸다는 점이 시장의 활성화를 가로막을 수도 있다. 최근 분양된 초고층아파트의 가격은 최고급 시설과 내장재를 갖췄다하더라도 인근 아파트나 빌라에 비해 10~20% 정도 높아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주택업계에서는 그러나 이같은 문제점들은 건축기술의 개발 등을 통해 대부분 해결할 수 있어 결국 초고층아파트가 단독주택과 아파트를 이어 「차세대 주거공간」으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박사는 『도심, 특히 서울에서는 일반적인 형태의 아파트단지를 구성할 수 있는 토지는 사실상 한계에 달했다』며 『틈새상품으로 등장한 초고층아파트가 21세기에는 보편적인 주거형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학인기자LEEJK@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