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올해 투자를 지난해보다 32% 이상 올려 잡으며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선에 대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총 5,460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투자금액 4,110억원과 비교해 1,350억원 증가한 수치다. 세계적인 유가 하락 등으로 발주물량이 급감해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삼아 '역발상' 투자 확대에 나선 것이다. 이 회사는 해양 부문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선을 중심으로 생산시설 현대화 등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사가 확보해놓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잔액을 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수주잔액의 66%가 해양 부문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이 저임금을 앞세워 일반 화물선 시장을 잠식해오고 있어 해양 및 LNG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는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올해 투자계획에서 시설투자금액을 확 늘린 것과 달리 자본투자는 사실상 제로(0)화했다. 투자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960억원이었던 자본투자는 올해 10억원으로 줄어 사실상 예비비 수준으로 낮아졌다. 자본투자는 지분 매입 또는 자회사 설립 등에 쓰이는 자금을 의미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나이지리아 공사 현장에서 합작사를 설립하는 과정 등에서 자본투자가 있었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특별한 투자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제2조선소 투자도 이번 계획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