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부터 30일 이상 연체된 금융권 채무에 대해 이자와 원금상환 부담을 완화해주는 개인 프리워크아웃(사전 채무조정) 제도가 시행된다. 담보대출도 신청은 가능하지만 채권단이 동의를 하지 않아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질적으로는 신용대출만 프리워크아웃 대상이다. 또 대부업체나 HSBC, 그리고 일부 새마을금고와 단위 농협에 빚진 채무는 신청대상에서 제외된다. 소득이 매달 갚아야 하는 부채의 30%를 넘거나 최근 6개월 이내에 빚진 금액이 총채무의 30%를 넘어도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없다. 이번에 시행되는 다중 채무자 개인 프리워크아웃은 기존의 개인워크아웃이나 개별 은행과 저축은행이 자율적으로 시행하는 개인 프리워크아웃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만큼 꼼꼼히 따져 자신에게 맞는 제도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프리워크아웃 신청을 위해서는 연체기간이 30일을 넘어야 하는데 금융회사가 연체 등록을 늦게 하는 경우도 많아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연체기간을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금융회사 자율 프리워크아웃은 해당 금융회사를 찾아가야 하지만 개인 프리워크아웃은 개인 워크아웃과 마찬가지로 전국 21개 신복위 상담소를 찾아가 신청하면 된다. 금융위는 8일 이 같은 내용의 개인 프리워크아웃 시행 방안을 내놓았다. ◇30일 이상은 개인 프리워크아웃, 90일 이상은 워크아웃 대상=지난 2002년 10월부터 시행 중인 개인 워크아웃은 여러 금융회사의 채무를 동시에 조정할 수 있지만 연체기간이 90일을 넘어야 신청이 가능하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은행과 저축은행의 자율 프리워크아웃은 30일 이상만 연체되면 신청이 가능하지만 해당 금융회사 한곳의 채무만 대상이 된다. 개인 프리워크아웃은 이 둘을 묶었다. 연체기간은 30일만 넘으면 되고 여러 금융회사의 다중 채무를 동시에 조정 받을 수 있다. 그 외에 ▦총채무액이 5억원을 밑돌고 ▦최근 6개월 이내 신규 채무비중이 30%를 밑돌고 ▦매달 갚아야 하는 부채가 소득의 30%를 웃돌고 ▦보유자산이 6억원을 밑돌면서 실업ㆍ휴업ㆍ폐업ㆍ재난ㆍ소득감소 등 채무조정 없이는 정상적인 채무상환이 어렵다고 신복위가 인정한 경우다. ◇담보대출이나 HSBCㆍ대부업체 대출은 제외=담보나 신용대출 모두 개인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다. 개인 워크아웃과 마찬가지로 담보대출은 채권금액의 3분의2 이상, 무담보채권은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채무재조정이 이뤄진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담보채권은 워크아웃 동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복위 측은 “개인 워크아웃의 경우 담보채무는 원칙적으로 신청을 안 받고 자동차 할부 등 예외적인 경우만 신청을 받는다”며 “개인 프리워크아웃도 담보대출은 안 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금융회사가 채무불이행에 대비해 담보를 잡은 만큼 연체가 되면 담보를 팔아 회수하면 되기 때문이다. 채무자들이 담보를 1~2곳에서만 설정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들이 담보를 사전에 팔지 않고 프리워크아웃을 받아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프리워크아웃은 워크아웃과 마찬가지로 협약가입 기관 채무만 신청 대상이다. 2만여개 대부업체 중에는 예스캐피탈과 엔젤크레딧 단 두 곳만 협약에 가입했다. 우리나라 대부업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 등은 가입기관이 아니다. 은행 중에는 HSBC가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고 새마을금고나 단위 농협 중에 협약가입기관에서 탈퇴한 곳이 많아 이 곳에서 빌린 대출은 워크아웃이나 프리워크아웃 신청대상에서 제외된다. ◇프리워크아웃 중에는 파산ㆍ워크아웃 신청 불가=채권금융기관의 동의를 얻어 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면 채무를 재조정한다. 연체이자는 감면해주고 대출이자는 기존 금리의 최고 30%까지 할인해 최저 5%까지 낮춰준다. 원금상환 기간도 최장 10년(무담보채권)까지 늦춰준다. 일단 프리워크아웃이 받아들여져 채무상환이 진행되면 파산이나 워크아웃 신청은 불가능하다. 파산은 기존 채무에 대해 전부 탕감 받을 수 있고 워크아웃은 대출이자를 면제받을 수 있다. 프리워크아웃 중에 파산이나 워크아웃을 신청하려면 프리워크아웃 취소 신청을 먼저 해야 된다. 신복위 측은 “채권금융기관이 명확한 이유 없이 프리워크아웃을 동의하지 않으면 3번ㆍ4번에 걸쳐 동의를 재차 요청한다”며 “이런 절차를 거쳐 프리워크아웃이 받아들여지면 파산이나 워크아웃 신청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