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노사가 18일 대화를 시작한다. 양측이 일관되게 주장해온 ‘파업 중단’과 ‘정리해고 철회’는 잠시 유보한 채 조건 없이 만나기로 해 사태의 실마리를 풀게 될지 주목된다. 그러나 노사 모두 기본입장에는 변화가 없어보여 의견접근이 이뤄지기는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쌍용자동차는 18일 오후2시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본관 5층 대회의실에서 노사 간 대화를 가진다고 17일 밝혔다.
사측은 이날 “직원들의 공장진입 시도 등으로 자칫 일어날 수도 있는 충돌과 불상사를 방지하고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현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노조에 대화를 요청했고 이를 노조가 받아들였다”며 “진솔한 대화를 통해 원만한 협의가 도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과의 대화는 거부하지 않겠다는 것이 노조의 기본입장”이라며 “정리해고와 분사계획 철회 등에 대해 알맹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평택시의 중재로 지난 5일 노사정이 함께 만난 것 외에 노사가 대화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대화를 통해 노사의 입장이 좁혀지고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박영태 공동관리인은 “이번 협상은 파산이 우려될 만큼 절박한 상황에서 어렵사리 마련된 자리인 만큼 상호 격의 없는 진솔한 대화를 통해 원만한 협의가 도출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회사는 현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측이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할 경우 대화는 큰 진전 없이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이창근 노조 기획부장은 “사측이 파업 중단만을 주장한다면 이는 악수가 아닌 노조의 뺨을 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쌍용차는 4월 말 시작된 부분파업을 포함해 파업기간이 2개월 가까이 장기화되면서 심각한 경영악화를 겪고 있다. 최근까지 생산차질 대수는 5,800여대, 금액으로는 1,280억원에 달한다. 자금이 바닥나 임직원 모두 3월 이후 급여를 한푼도 받지 못했다.
다음달부터는 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보인다. 외부 자금지원이 없어 차량 판매로 최소한의 유동성을 마련해야 하지만 한달 넘게 생산 라인이 돌아가지 않으면서 쌍용차는 이달 들어 차를 100대도 팔지 못했다. 오는 7월에 들어올 자금이 거의 없는 셈이다.
사측의 한 관계자는 “주문을 받아놓고도 생산이 안 돼 미출고된 차만 5,000대가 넘는다”며 “은행권 대출도 공장 파업과 인력 구조조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협상에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