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론스타에 대한 검찰수사 이후 과제
검찰이 미국계 펀드 론스타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고 관련자 20여명을 출국 금지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에 들어갔다. 불법행위를 철저히 가려내 외환위기를 틈타 국내에 대거 들어와 시장질서를 교란했던 외국계 펀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다.
론스타는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이자 스타타워 빌딩을 매각해 엄청난 차익을 얻은 미국의 사모펀드다. 국내 기업을 인수하고 매각하는 과정에서 탈세ㆍ외화반출 등 갖가지 편법ㆍ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국세청과 금감원에 의해 고발돼 있는 상태다. 감사원도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감사를 벌이고 있다.
투기자본 감시장치가 허술한 탓도 있지만 그동안 드러난 사실에 비추어 론스타에 대한 시선이 고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6,332억원에 매입한 스타타워 빌딩을 9,300억원에 팔아 엄청난 차익을 거뒀으면서도 고의로 탈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세청이 뒤늦게 6개월간에 걸친 조사로 1,4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하면서 147억원에 대해서는 탈세 혐의로 고발했다.
또 다른 한국 내 계열사는 론스타 임원이 설립한 해외법인에 6차례에 걸쳐 860만달러를 불법 반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가장 큰 관심사는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이다. 당시 외환은행이 부실은행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과 대주주의 자격심사 과정에 외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아닌지, 당시 최고경영자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론스타펀드에 대한 검찰 수사는 외국계 대형 펀드에 대한 사상 첫 수사이기도 하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외환은행 매각일정이 재조정되는 등 파장이 엄청나게 크다는 점에서 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론스타 미국 본사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기로 한 만큼 모든 의혹을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 검찰 수사를 계기로 투기자본에 대한 감시장치를 마련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입력시간 : 2006/03/31 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