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中企 런투게더]<3-2>보완 필요한 中企지원책<br>"당장 어려운데…단기처방 병행해야"
CB 내년 6월께나 출범…中企자금난 가중 우려 기술 뛰어난 기업 집중지원·과감한 퇴출도 필요 은행대출관행 혁신 '빈익빈 부익부' 지원 안돼야
입력 2004.07.27 19:01:15수정
2004.07.27 19:01:15
[은행-中企런투게더]보완 필요한 中企지원책"당장 어려운데…단기처방 병행해야"
CB 내년 6월께나 출범…中企자금난 가중 우려기술 뛰어난 기업 집중지원·과감한 퇴출도 필요은행대출관행 혁신 '빈익빈 부익부' 지원 안돼야
신용보증제도 개편 "눈먼 돈 없앤다"
은행·中企 필요성 공감 객관·신뢰성 확보 관건
은행-中企 '상생의길' 찾자
중소기업 성공뒤엔 금융 있다
은행 컨설팅으로 도약한 '케이엠에프'
중소기업 경영서비스 늘린다
옥석가려 지원한다
공동 워크아웃 본격화
해외에서 배운다
”진일보한 정책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워낙 좋지않은 상황인데다 정책 집행이 늦어질 경우 그 후유증이 우려됩니다.”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중소기업 경쟁력 종합대책’에 대한 금융권과 중소기업의 평가다.
물론 이에 대한 정부의 반박 논리도 강하다. “ 중소기업 정책의 틀이 바뀌었습니다. 과거와 같이 몇 조원의 돈을 공급하는 식의 단기 성과를 겨냥한 정책에서 벗어나 근본적으로 체질을 개선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중소기업 대책을 총괄한 재정경제부 김석동 금융정책국장의 설명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여론조사 전문기관을 통해 7,000여 개 중소기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해외 각국의 사례도 빠짐없이 수집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기술력과 잠재력을 가진 중소기업을 골라낼 수 있도록 중소기업 평가시스템(CB)를 정비하고, 중소기업의 수요와 성장단계에 맞게 차별화한 금융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하지만 이번 대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우선 경기가 너무 어렵다 보니 정부 정책이 단기에서 중장기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자칫 ‘중소기업 자금난’이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대책이 아무리 좋아도 내가 죽으면 무슨 소용이냐”는 중소기업 사장들의 볼멘소리가 들린다. 또 CB 출범이 빨라야 내년 6월이나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그 동안 중기 대출이 줄어드는 후유증이 우려된다. 경기악화로 중소기업 신용도가 예상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단기 자금지원보다 구조개편에 중심 둔 중기 지원책=정부가 발표한 대책 가운데 전문가들이 가장 호평하는 부분은 ‘성장 단계별 지원대책’이다. 창업 초기부터 소멸기까지 단계별로 지원 방안이 마련돼 있고 창업기업에 대한 신용보증도 확대키로 했다. 특히 여신액 2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도 은행의 상시평가대상에 포함시켜 진입과 퇴출 양방의 길을 열어놓았다.
여기에 중소기업투자전문 사모펀드(PEF)와 창업투자조합 등에 모두 1조원을 투입,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투자를 늘리겠다고 한 점도 눈에 띈다. 이갑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재무ㆍ기술력이 뛰어난 기업에 대해 투자를 집중해 가능성 있는 기업은 과감히 지원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신속히 퇴출하도록 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IT(정보기술) 버블 과정에서 드러났듯 창업투자사 등을 통한 직접 투자의 성공 확률이 낮아 과거처럼 새로운 부실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동연 우리은행 중소기업전략팀장은 “쓸만한 기업은 경영권 유지 등의 이유로 출자를 거절하고 있는데 반해 투자를 원하는 기업은 부실한 경우가 많아 투자대상 선정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빈익빈 부익부 심화 우려도=이번에 마련된 중기지원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전제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금융회사가 중소기업을 제대로 파악할 능력을 갖추지 않는 한 은행이 과거와 같이 신용등급과 연체여부 등을 기준으로 중소기업 전체에 대해 대출을 무조건 축소하거나 확대하는 관행은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돈이 있는 기업에만 돈이 더 쏠리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신용보증기금 등 정부기관이 기업정보를 공유한다고 해도 중소기업의 정보를 대기업처럼 일괄적으로 파악하긴 쉽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은행도 외국은행과 같이 은행의 중소기업 담당자들이 직접 우량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다른 은행에도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기존 보증기금의 정보는 방대하기는 해도 체계적이지 않고 직접 돈을 빌려주는 은행이 필요로 求?정보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단기처방 및 내수활성화 대책 수반돼야=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대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기처방도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원 시스템이 갖춰질 때를 기다릴 만큼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또 ‘열이면 열’ 내수경기 회복대책도 시급하다고 말한다. 중소기업에 수요부진 만큼 심각한 문제는 없다는 얘기다.
정부는 중소기업 자금난 완화를 위해 신보와 기술신용보증기금의 보증여력을 기존보다 5,500억원 확대했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어 이 자금으로는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구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는 “중소기업은 내수관련 산업이 많다 보니 현재 극단적인 침체국면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매출부진이 가계부채 조정과 맞물려 있어 중소기업 입장에선 그 어느 때보다 경기활성화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4-07-27 1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