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갚고 예금·유가증권 투자 늘려 개인부채는 485조원 1인당 1천7만원 내수기반 中企 자금…기업자금부족액도 급증
입력 2004.06.24 12:54:44수정
2004.06.24 12:54:44
경기침체로 개인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부채상환과 예금이나 유가증권 투자를 늘려 개인부문의 자금잉여 규모가 5년만에 최고수준을기록했다.
개인부문의 부채는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전체규모는 485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고 국민 1인당 부채도 전분기와 같은 1천7만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중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개인부문의자금조달규모는 5조1천490억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8조원 가까이 줄었다.
이는 주택용 자금수요가 둔화되면서 예금은행 차입금 증가세가 둔화된데다 카드회사 차입금 등이 순상환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부문의 자금운용 규모는 17조4천19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조4천억원 가량이줄었으며, 그에 따라 개인부문 자금운용액에서 조달액을 뺀 자금잉여액은 전분기보다 약 3조4천억원이 늘어난 12조2천700억원을 기록, 1999년 1.4분기의 16조2천억원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개인부문 자금잉여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가계가 그만큼 소비를 줄이고 빚을 갚는데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부문의 부채총액은 485조5천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으며 가구당부채는 3천174만원, 1인당 부채는 1천7만원에 달했다.
개인의 부채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금융부채잔액에 대한 금융자산잔액 비율은 전분기의 2.06에서 올해 1.4분기에는 2.08로 상승, 5년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반전됐다.
금융부채에 대한 금융자산의 비율은 수치가 올라갈수록 부채상환 능력이 개선됨을 의미하는데, 이 수치는 1999년 2.91을 나타낸 후 계속 하강추세를 보이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기업부문에서는 내수경기 침체로 내수를 기반으로 한 중소기업들의 운전자금 부족이 심화되면서 자금부족액이 15조7천억원에 달해 2000년 1.4분기의 16조2천억원이후 4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변기석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기업의 자금부족액 증가는 설비투자가 활발할때 발생하지만 투자가 부진한 현상황에서는 내수관련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으로 운전자금 수요가 크게 늘어난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부문의 자금조달액은 24조4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8조5천억원이 늘어났으나자금운용액은 8조7천억원에 그쳐 전분기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특히 시중금리 약세기조를 반영, 기업부문의 금융기관 예치금 운용은 대폭 줄어든데 반해 유가증권 운용액은 전분기 1조원에서 9조8천억원으로 9배가 넘게 증가했다.
정부부문에서는 재정의 조기집행으로 자금조달 규모가 16조8천억원에 달해 전분기의 2배 이상으로 늘었으며 세수증가로 인해 운용규모도 19조5천억원으로 증가, 자금잉여액이 전분기와 비슷한 2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