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거대시장 꿈' 사라지나

■ 아세안 10개국 "車 시장개방 제외"
"농수산물시장 개방 압력위한 포석" 풀이
국내 여건상 FTA협상 난항 불가피할듯
車시장 진출위해 농산물 내준 日과 대조


'자동차 거대시장 꿈' 사라지나 ■ 아세안 10개국 "車 시장개방 제외""농수산물시장 개방 압력위한 포석" 풀이국내 여건상 FTA협상 난항 불가피할듯車시장 진출위해 농산물 내준 日과 대조 이종배 기자 ljb@sed.co.kr 관련기사 • 아세안 10개국 "車 시장개방 제외" “자동차를 즉시 관세철폐 품목으로 넣어 한ㆍ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FTA 효과를 극대화시키겠다”. 지난해 아세안과 FTA 기본협정 체결 이후 정부가 제시한 목표다. 그 배경에는 거대 신흥 시장으로 부상하는 아세안에서 우리 자동차가 일본산에 눌려 숨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 작용했다. 실제 산업자원부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4년 한국의 전세계 자동차 수출은 238만대. 이 가운데 대아세안 수출(주요 5개국 기준)은 4만3,000대로 1.8%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아세안 시장에서 우리차의 자동차 점유율도 바닥권.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 점유율은 2003년 4.1%, 2004년 4.6%, 2005년 4.9% 등으로 게걸음을 하고 있다. 반면 일본산 자동차는 2005년 기준으로 시장점유율 72.5%를 기록하며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흥 시장으로 부상하는 아세안의 현실을 고려해볼 때 한국 자동차가 거대 시장을 놓칠 위기에 처한 셈이다. ◇아세안, 한국산 자동차 NO(?)=아세안은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해 높은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두고 있다. 수입면허제, 수입수량 제한, 과도한 세금 부과 등을 통해 외국산 자동차 수입을 규제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아세안과 FTA를 통해 관세 및 비무역장벽을 하나 둘 철폐, 시장경쟁력을 높여나갔다. 덧붙여 현지 생산을 통해 아세안 시장을 사실상 장악한 상태다. 특히 일본의 경우 아세안 국가와의 FTA 협상에서 자동차 시장을 위해 일부 농산물의 문호를 열었다. 아울러 자동차 관련 기술을 제공한다는 문구까지 넣기도 했다. 만약 앞으로 진행될 협상에서 자동차가 아세안 측 요구대로 개방예외 품목으로 배정되면 우리 차 시장점유율은 2005년 4.9%에서 2010년 4.6%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세안 FTA 협상 산 넘어 산=문제는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기 힘든 구조라는 점이다. 우리는 1차 상품 협상에서 농수산물을 개방제외 품목으로 넣었다. 농수산물 수출국인 아세안 입장에서 자동차를 압박 카드로 꺼낸 것이 우리로 하여금 농수산물 시장개방을 유도해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아세안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의 FTA 협상 진척 내용을 보고 그에 맞춰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ㆍ아세안은 지난해 맺은 FTA 기본협정에서 총 교역상품의 90%에 대해서는 개방품목으로 정해 2010년까지 무관세를 추진하기로 했다. 나머지 10% 가운데 7%는 민감품목으로 넣어 2016년까지 0~5%로 관세를 낮추고 3%는 초민감품목으로 설정해 시장개방 제외 등을 하기로 했다. 단 구체적인 세부 상품구성은 올해 회의를 시작, 늦어도 4월까지 마무리짓기로 했다. 덧붙여 연내에 투자 및 서비스 협상도 마무리지어 내년 7월1일 발효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현재 추세로 볼 때 당초 목표로 한 7월보다는 한ㆍ아세안 FTA 협정 발효가 늦춰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우리 역시 미국과의 FTA에 전력을 쏟아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경쟁국인 일본ㆍ중국은 앞 다퉈 아세안 시장의 문을 열어나가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2/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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