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견제론' 팽팽히 맞선 민심

■ 6·4 국민의 선택
광역단체장 與 8곳·野 7곳 승리 유력 … 강원·충북 초박빙 <오전2시 현재>


6·4지방선거 결과 박근혜 정부에 대한 '견제·심판론'과 '국정안정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여야는 접전지인 부산(새누리당 서병수, 무소속 오거돈)을 비롯해 경기(새누리당 남경필,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인천(새누리당 유정복, 새정치연합 송영길), 대전(새누리당 권선택, 새정치연합 권선택), 강원(새누리당 최흥집, 새정치연합 최문순), 충남(새누리당 정진석, 새정치연합 안희정), 충북(새누리당 윤진식, 새정치연합 이시종) 등 7곳에서 늦게까지 엎치락뒤치락하며 초박빙의 승부를 벌였다.

새누리당의 경우 안방인 대구(권영진)를 비롯해 경남(홍준표), 울산(김기현), 경북(김관용), 제주(원희룡)에서 당선이 유력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방선거의 핵심인 서울에서 박원순 후보가 정몽준 후보에 대해 우세를 보이고 있다. 당의 심장부인 광주에서도 윤장현 후보가 여론조사의 열세를 딛고 강운태 무소속 후보에게 우세를 보이고 있다. 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차기 대권구도에서 잠룡으로 떠오르게 됐고 윤 후보가 당선되면 그를 전략 공천한 안철수 공동대표도 리더십 손상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또 전남(이낙연), 전북(송하진) 등의 텃밭 수성도 예상된다.

이번 지방선거 잠정 투표율은 56.8%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는 2~3%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서청원 새누리당 공동 선대위원장은 "세월호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국민께 말씀드렸지만 워낙 충격이 커 국민이 마음을 모두 열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 "대한민국의 적폐를 고치는 데 집권 여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엄경영 디오피니언 부소장은 "새누리당은 '박근혜 마케팅'에 의존했고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참사'에 따른 심판론을 제기했다"며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박근혜 정부에 나름대로 기회를 주면서도 야당의 협조를 받아 국정을 운영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견제론'과 '심판론'이 나름대로 팽팽히 맞선 것으로 나타나 7·30재보선에서 여야 간에 다시 접전이 벌어지고 됐다"고 내다봤다.

초박빙의 선거 결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선거 이후 국정 대개조와 인적쇄신에 박차를 가하면서 그동안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서 벗어나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니 총선(12곳+α)'으로 불리는 7·30재보궐선거를 비롯해 오는 2016년 4월 총선과 2017년 12월 대선에서도 '국정 안정론'과 '견제·심판론'이 치열하게 맞부딪힐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앞서 2010년 6·2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이 서울과 경기도를 비롯해 6곳, 새정치연합(당시 민주당)이 인천과 강원·충남북 등 7곳, 자유선진당이 1곳, 무소속이 2곳에서 당선됐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12곳, 새정치연합의 전신인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각각 1곳과 2곳, 무소속이 1곳에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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