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시장 투자심리 악화일로

4大지표 평균치 서브프라임 발발때보다 더 나빠
전문가 "美주택시장 침체로 불안심리 지속"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인정한 가운데 국제금융시장 투자심리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지표가 서브프라임 사태 발발 당시보다 심각한 수준이고 미 주택시장 침체도 계속되고 있어 불안심리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7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UBS 리스크 인덱스, CBOE VIX, CS GRAI, 스테이트 스트리트 ICI 등 국제금융시장 투자심리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4개 지표의 평균치가 지난해 7~8월 서브프라임 사태 발발 때보다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주식투자자들이 향후 예상하는 주가변동성을 이론적으로 계산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월별로 발표하는 VIX의 경우 3월 중순 베어스턴스 쇼크로 서브프라임 사태 발발 이후 최고치(91)를 기록했다.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심리는 취약하다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30이 넘으면 매우 높은 수준의 시장 변동성과 위험을 뜻한다. VIX 지수는 이후 연준의 구제방안 등이 나오면서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금 가격 등 국제투자자의 심리도를 반영하는 8개 변수의 변동을 평균한 UBS 리스크 인덱스는 93으로 2월에 비해 3포인트 상승, 투자심리가 취약함을 드러냈다. 특히 크레디트스위스가 주요 주식 및 채권의 직전 6개월 초과수익률을 최근 12개월 표준편차로 회귀분석한 CS GRAI는 신용경색에 따른 불안심리가 재확산되며 한달 만에 공황영역에 재진입한 상태다. 북미ㆍ유럽ㆍ아시아 지역의 기관투자가들의 매매성향과 위험자산 투자비중 등을 분석한 스테이트 스트리트 ICI는 지난해 7~8월에 비해 위험회피 성향이 2배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들 4개 지표의 평균치는 전월보다 1포인트 상승한 93으로 집계됐다. 이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했던 당시(79)보다 위험회피 수준이 훨씬 높은 상태다. 국제금융센터 측은 “이들 투자심리 지표는 전월에 비해서도 위험회피 성향이 확대된 것으로 국제시장 투자심리의 악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올 들어 재악화된 투자심리는 미 연준의 적극적인 시장안정 조치로 소폭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불안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불안심리는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서진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 연준의 부양책 효과가 발휘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원자재 값 상승세 지속, 서브프라임 관련 금융기관 손실 확대, 미 주택시장 위기 확산 가능성 등으로 경기침체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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