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환자가 내쉬는 숨 속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을 감지, 1분만에 암을 진단하는 첨단 `전자 코`가 개발됐다.
이탈리아 로마대학의 카라도 디 나탈레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폐암 환자의 호흡 속에 들어 있는 알케인과 젠젠 유도물질에 반응하는 전자 후각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나탈레 박사는 8개의 석영 결정체 센서로 이뤄진 이 전자 코를 로마의 포리아니니 병원에서 60명(폐종양 환자 35명, 건강한 사람 25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폐암 환자 35명을 100% 가려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석영 결정체는 금속 포르피린 염료로 코팅돼 있는데, 이 염료는 탄소 계열의 특정 화학물질과 결합한다. 이 때 석영 결정체의 중량에 약간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여러 주파수로 진동한다. 폐암 환자가 내쉬는 숨은 석영 결정체들로 하여금 특이한 진동을 일으키게 한다.
환자의 호흡을 분석하는 것은 크로마토그래피와 질량분석법 등 현재의 기술로도 가능하지만 이 방법은 대형 실험실이 필요해 간단한 진단법으로는 실용적이 못 된다. 현재 많이 쓰이는 폐암진단법은 기관지경(鏡)을 폐 속으로 밀어 넣어 관찰하면서 의심되는 조직샘플을 채취, 현미경으로 분석한다.
나탈레 박사는 “초기 단계에서 폐암을 포착해낼 수 있을 정도로 이 전자 코의 민감도를 높이면 정기 건강진단 때 흡연자와 기타 폐암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부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