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2년 새 7.6%포인트 뛰어올라 70%의 턱밑까지 차올랐다. 이에 따라 전세난에 지친 아파트 세입자들이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연립·다세대 주택을 사들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감정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기준 수도권 전세가율이 69.5%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특히 상위 1%에 해당하는 전세가율은 2년 전 83.3%에서 현재 91.3%로 급상승해 매매가격을 넘어서는 전세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전세가율을 보인 유형은 전용면적 60㎡ 이하에 전셋값 2억~3억원에 해당하는 아파트다. 전용 60㎡ 이하 소형은 72.2%, 2억~3억원은 72.4%의 전세가율을 각각 보였다.
반면 전세가율 상승 폭은 면적이 넓은 아파트일수록 컸다. 전용 102~135㎡ 이하 면적은 10.5%포인트, 135㎡ 초과 면적은 9.5%포인트 각각 올랐다. 이는 실수요자들이 중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중대형의 매매가격 자체가 낮아지자 전세금과의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감정원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간 차이가 1억원 이하인 아파트가 전체 조사 대상 8,453개의 60.9%인 5,145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서울 도심 1억~2억원대 아파트의 경우 이 차이가 평균 6,000만원 이하로 좁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6,000만원 가량의 추가 자금으로 아예 매매에 나설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특히 감정원은 1억~2억원대 소형 아파트의 전세 수요가 2억~3억원대 소형 연립·다세대 주택 매매수요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서울의 경우 소형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 대비 31% 증가한 반면 연립주택 거래 증가율은 43.6%로 훨씬 높았다. 경기지역도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이 30.4% 증가해 연립(21.8%)보다는 높았지만 다세대(32.6%)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채미옥 감정원 부동산연구원장은 "매매·전세가격 차이가 1억원 미만인 전셋값 2억원 이하의 아파트 수요는 비슷한 가격대의 다세대 및 연립주택 매매수요로 전환돼 다세대·연립주택이 아파트에 대한 대체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