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총리인선 후보 4~5명으로 좁혀진듯

김우식·한덕수·이규성·전윤철·이병완등 물망
靑선 "아직 어떤 기준이나 진행사안은 없다"

한명숙 총리의 후임 인선과 관련해 윤승용 청와대 홍보수석은 26일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 어떤 기준(정책형, 관리형)이나 내부서 진행되는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도 “노무현 대통령이 후임 총리에 대해 어떤 식의 언급도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청와대 안팎의 기류를 보면 인선 구도는 대략 4~5명의 후보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김우식 과학기술부총리와 한덕수 전 경제 부총리,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 전윤철 감사원장 등이 후보군에 올라 있으며 다만 특징이라면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중 현 상황에서 앞서 있는 인물은 김 부총리인 듯하다. 청와대 소식에 밝은 한 소식통은 “김 부총리가 유력하다”는 표현까지 썼다. 현 내각에 몸담고 있을 뿐 아니라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재임하면서 대통령의 철학을 꿰뚫고 있고 성향상 보수층까지 껴안을 수 있다는 넓은 스펙트럼이 강점이다. 이 소식통은 “김 부총리가 총리로 갈 경우 후임 과기 부총리에는 이병완 실장이 기용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꺼냈다. 물론 이는 아직은 시나리오일 뿐이다. 이 실장은 현재 총리로도 거론되고 있는데, 어떤 그림이든 비서실 개편을 동반해야 한다는 점이 대통령으로선 부담이다. 무엇보다 친정체제 구축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특히 총리 기용은 선거의 중립성 측면에서 야당의 강한 반발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흥미로운 점은 이 실장과 함께 변양균 정책실장, 김용덕 경제보좌관 등이 시차를 두고 경제 부총리나 금융감독위원장 등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 노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지금 비서실 개편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 실장이 옮길 경우 청와대 고위 인사들의 연쇄 이동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또 다른 후보인 한 전 부총리와 이 전 장관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부정적인 발언을 꺼냈다. 이 관계자는 “한 전 부총리의 경우 탄핵 정국 당시 국무조정실장으로 일하면서 청와대 일부 인사들과의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던 점을 거론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이 전 장관에 대해서도 썩 긍정적인 기류는 아니다”고 귀띔했다. 전 원장의 경우 업무상 카리스마는 있지만, 선이 워낙 강해 임기 말 불필요한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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