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ㆍ심리지표가 모두 얼어붙으면서 소비자들이 점차 지갑을 닫고 있다. 지난 2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늘면서 1월(9.7%)에 비해 확연히 둔화됐다. 통계청은 설 특수가 1월에 반영됐다고 설명하지만 지난해 설도 2월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이 8일 발표한 ‘2월 소매판매액 동향’에 따르면 소매판매 금액(경상금액)은 19조4,1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2% 증가했다. 1월의 증가율은 9.7%였다. 상품 가격을 2005년 기준으로 환산해 가격인상 요인을 배제한 불변금액으로는 18조5,32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1% 늘었다. 통계청은 “2월 증가율이 1월에 비해 낮아진 것은 올해 설 특수가 1월에 미리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설 연휴가 지난해(2월17~19일)보다 10일가량 앞선 2월6~8일이어서 1월에 미리 설을 준비하는 수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주요 상품군별 판매액은 화장품 및 비누(27.7%)와 차량용 연료(22.4%), 의약품ㆍ의료용품(14.6%), 의류 및 신발(8.9%) 등에서 크게 증가했다. 반면 판매비중이 가장 큰 식료품은 설 연휴의 이동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3.4% 감소했다. 특히 차량용 연료는 가격인상으로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0%로 지난해 같은 달의 14.9%에서 2.1%포인트 상승했고 식료품은 22.3%로 전년 동월의 24.7%보다 2.4%포인트 낮아졌다. 소매업태별로는 편의점(14.4%)과 무점포판매(11.2%)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반면 백화점(5.7%)과 대형 마트(4.6%) 등 대형 소매점의 증가율은 평균보다 낮았다. 또 비중이 큰 전통시장과 지하상가 안의 ‘전문상품소매점’은 8.2% 증가한 반면 주로 주택가의 ‘기타종합소매점’은 3.2%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부산 등 7대 도시지역의 판매액은 2조5,0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경기도를 비롯한 9개 도 지역은 1조6,368억원으로 6.9%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