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혁명] 2000년대 초엔 일본 아성 부순다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가 개시된 지난해 10월. 이동통신업계에 계약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서비스 신청자가 몰렸지만 휴대폰과 PCS단말기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당시 단말기 부족사태는 국내 전자업체의 단말기 생산설비가 모자란 측면도 있지만 일본 2차 전지업체들의 가격농간도 한 몫했다. 일본 2차 전지업체들은 단말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전지를 전량 공급하는 것을 빌미로 가격인상을 요구하면서 공급량과 시기를 저울질 한 것. 일본업체의 횡포지만 국산화를 이룩하지 못한 탓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2차 전지는 한번만 사용할 수 있는 1차 전지와 달리 충전후 재사용이 가능한 전지로 휴대폰과 노트북, 캠코더등 휴대용 전자제품에 필수적인 핵심부품이다. 전기자동차의 엔진도 2차 전지의 일종이다. 특히 멀티미디어시대로 진전하면서 세계시장규모는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2차전지 세계시장규모는 자동차와 군수·통신장비등 응용분야를 제외한 완제품시장만도 97년 49억달러, 2000년 59억달러, 2002년 68억달러로 늘어날 전망. 이중 주력 리튬이온의 경우 같은기간중 20억달러, 33억달러, 45억달러로 전체 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시장은 일본업체가 80%를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주력 제품인 리튬이온전지는 91년 개발한 소니를 비롯한 일본업체가 완전 독점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업체들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멀티시대의 눈인 박막액정표시장치(TFT_LCD)가 5년전까지만해도 일본의 독무대였다가 한국이 맹추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2차 전지분야도 일본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한때 20여개사가 출사표를 던졌으나 IMF사태이후 국내 업계의 교통정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2차 전지사업에는 1,000억~3,000억원가량의 대규모 설비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상업생산이 가능한 기술개발에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자금동원력과 기술력이 뒤떨어지는 업체는 탈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국내 2차전지 사업판도는 삼성·LG·SK등 정보통신·전자업체를 계열사로 둔 대기업과 로케트등 1차 전지업체, 미디어업체인 새한, 외국합작회사인 한일베일런스등 6~8개 업체로 압축되고 있다. 국내 업계는 로케트와 LG화학·삼성전관등이 2차 전지의 초기제품인 리튬수소전지를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 리튬이온전지 양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LG화학과 삼성전관은 IMF한파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를 예정대로 추진해 금년말이나 내년초에는 월간 100만개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휴대폰용 소형 2차 전지 국산화가 이뤄지는 순간이다. 또 SKC는 리튬이온 전지 시제품을 지난달 선보인데 이어 시험생산을 거쳐 내년부터 양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들 3사는 자금력과 계열사에 대한 판로확보 등의 잇점으로 토대로 무주공산인 국내시장을 장악한 뒤 2000년이후 세계시장 10%이상을 공략, 일본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전략이다. LG화학·삼성전관·SKC의 3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6월 시장 참여를 선언한 새한과 2~3년전부터 사업을 추진하다 투자를 연기한 1차 전지업체와 한일베일런스등의 추격이 진행되고 있다. 한일시멘트 계열의 한일베일런스는 일본이 독점중인 리튬이온전지를 월반하고 2년전부터 리튬이온폴리머 전지사업에 총력을 기울려 내년상반기중 월 100만개씩 양산할 계획이다. 또 새한은 주력제품인 리튬이온과 차세대 제품인 리튬폴리머 개발을 동시 추진중이고, 로케트는 최근 질레트에 상표권임대를 대가로 들여온 외자를 2차 전지사업에 우선 투입키로 하는등 사업의욕을 불태우고 있다.【권구찬 기자】 <<영*화 '네고시에이터' 무/료/시/사/회 1,000명 초대(호암아트홀)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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