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2 지방선거 패배→2040세대와 소통하겠다.' '2011년 10·26 재보궐선거 패배→2040과 소통하겠다.' 지난 두 차례 선거패배에서 이처럼 유사한 패턴을 보여온 한나라당이 오는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나라당이 10·26 재보선에서 20~40대 유권자에게 외면 당한 후 소통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난해 6·2 지방선거 패배 때와 똑같은 모습이라는 지적이 당내에서 일고 있다.
당시에도 2040세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반성하고 소통과 당 쇄신을 내세웠지만 1년 후 같은 성적표를 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당내에서 한나라당 이름으로는 1년 후 총선과 대선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니냐는 회의론이 나오는 이유다. 의원들이 저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젊은 표심 잡기에 나섰지만 겉모습 따라 하기에 그칠 뿐이라는 쓴 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서울시장 등 수도권과 영남 일부를 제외하고 완패한 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은 2040세대가 한나라당을 등졌다는 결론을 내렸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당 쇄신을 주장했으며 당 대표가 나서 20대의 목소리를 듣는 행사도 열었다. "한나라당은 20대를 가르치려 든다" "무상급식을 주장한 민주당에 비해 내세울 정책이 없다" 는 목소리는 당시에도 높았다.
그러나 1년4개월 후 치른 선거에서 또다시 패한 한나라당은 "천막당사 수준으로 개혁하겠다(홍준표 대표)" 면서 당 쇄신과 젊은이와의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당 쇄신은 '청와대가 먼저냐, 당 지도부가 먼저냐' 는 권력다툼으로 변질되고 있다.
홍 대표는 젊은 대학생과 '호프타임' 식 만남을 열었지만 당내 인사를 향해 "꼴같잖은 게 X도 아닌 게 대들고…" 라고 말하는 등 막말 논란만 초래했다. 이에 홍 대표는 1일 열린 신입 사무처 당직자와의 간담회를 비공개로 바꿨다.
SNS 소통도 아직은 호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 비서진이 페이스북에 '수첩공주' 라는 이름으로 계정을 열었지만 직접 소통이 대부분인 페이스북에서 '수첩공주 아바타' 를 내세운 방식 때문에 일부 네티즌은 "스스로 글을 쓰고 관리하지 않으면 페이스북이 아니라 광고일 뿐이다" "한나라당은 소셜을 이상한 방향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고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
한나라당은 당직자 1,000명을 교육해 트위터 대응에 나서는가 하면 몇몇 의원들은 보좌진에게 매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게 시키고 있다. 그러나 "젊은 층의 요구를 모르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게 문제인데 인위적으로 SNS에 글을 올린다고 뭐가 달라지겠나(한나라당 당직자)" 의 푸념이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