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얼어붙었던 경기와 소비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일부 종목의 주가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요금 인상 모멘텀이 부각되는 종목은 이익 개선 기대감까지 커져 주가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연내 전기요금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틸리티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히고 있다. 전기요금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연내 추가로 인상될 수 있다는 기대가 확대되면서 한국전력의 주가는 연초 후 5% 넘게 뛰었다.
특히 최근 정부가 공공기관에 부채 감축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전기요금 인상을 용인할 가능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한국전력은 최근 2017년 별도기준 목표 부채 비율을 143%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정부에 제출한 목표 부채 비율 164%에서 21%포인트나 낮춘 수치다.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비수익 자산의 현금화, 방만 경영 축소를 통한 수익성 증대와 자본구조 개선은 주주 이익 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지난해 전기 원가 회수율은 93%로 올해에도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며 "올해 연평균 원전 이용률은 87.5%로 이용률 상승에 따른 추가 연료비 및 전력비 감소 효과는 3조~3조5,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금 요인이 발생하면서 하반기엔 전기요금 조정에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기요금 2.5%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이 그다지 밝지 못한 가운데 전력·가스 업체들은 이익 증가 폭이 클 것으로 기대되고 예상 배당 수익률도 높아 연중 내내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농심도 라면 가격 인상 기대라는 모멘텀과 드라마 후광 효과가 겹치며 주가가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연초 후 농심의 주가는 지난 10일까지 무려 21%나 뛰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 주요 유제품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한 후 라면 가격 인상 가능성도 높아진 게 주가 상승의 주요 배경이 됐다.
농심은 이미 2월 스낵 등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 상태로, 이들 제품의 가격 인상을 반영하면 전체 매출액이 1.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초 라면 가격이 인상될 경우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설명이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농심의 라면이 노출되면서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주가에 약이 되고 있다. 다만 아직 중국 시장에서의 라면 매출 성장은 아직 의미 있는 수준이 아니어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멘트사들도 최근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선 가운데 올 상반기 내 가격 인상이 마무리되면서 이익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시멘트사들이 전력요금과 철도 운송료, 인건비 증가 등을 감안해 8~10% 내외의 가격 인상을 발표하면서 이익률 회복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수도권 주택 시장 개선으로 하반기 출하량 증가 모멘텀까지 예상된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08년부터 신규 주택분양 시장은 임대, 소형 지방 위주로 물량이 늘어났지만 올해부터는 중대형, 수도권 위주로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도권 신규 주택분양 시장의 정상화에 따른 출하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시멘트업종에 대해 "상반기엔 가격, 하반기엔 출하량 증가가 주요 이슈일 것"이라며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투자 유망 종목으로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로 가격과 물량 증가 시 이익 증가가 큰 쌍용양회와 출하량 증가에 따른 레버리지가 높은 성신양회, 2차 제품 업체인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를 추천했다.
이 밖에 CJ CGV도 최근 매출 비중이 높은 2D 영화의 티켓 가격을 1,000원 인상하면서 영업이익률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에 올해 '겨울왕국'과 '수상한 그녀' 등 주요 상영작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면서 당분간 주가도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