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앞당겨 매각價 올리자"

신한지주, 조흥銀인수 우선협상자 추천속뜻신한금융지주회사가 조흥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추천됐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산하 매각심사소위원회는 26일 회의를 열고 신한지주사를 조흥은행 지분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추천해 다음달 초 열리는 공자위 본회의에 보고하기로 했다. 이로써 신한지주사는 조흥은행 인수전의 2차 관문을 단독후보로 통과한 셈이 됐다. 매각소위가 신한금융지주회사를 예상보다 신속하게 낙점한 것은 서버러스와의 단순 비교는 더 이상 의미가 없는 만큼 신한지주와의 본격적인 협상을 통해서 인수가격을 더 올려 받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조흥은행의 브랜드를 공동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는 등 통합에 따른 마찰을 최소화하는데도 적지 않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신한지주사가 조흥은행을 자회사로 인수하는 데는 매각가를 올려 받고자 하는 정부와의 최종 가격 협상만이 난제로 남아있다. ◇추천배경과 향후 일정=유재한 공자위 사무국장은 "인수가격 등 여러가지 조건을 검토한 끝에 신한금융지주회사가 우월한 인수안을 제시해 매각소위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우선협상대상자로 추천하게 됐다"고 밝혔다. 공자위는 내년 1월에 공자위 전체회의를 열고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신한측과 본격적인 협상을 통해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그러나 공자위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대개 공자위 전체회의에서 매각소위의 결과를 수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이지만 대한생명의 경우처럼 매각소위 결정이 전체회의에서 뒤집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 사무국장은 "다음번 열리는 공자위에 매각 타당성에 대한 심사결과를 보고할 예정"이라며 "물리적으로 올해 안에 공자위를 개최하는 것은 어려워 내년 초로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4가지 추가 조건 충족돼야=매각소위 위원들은 신한지주를 우선협상자로 추천하면서 크게 4가지의 단서를 붙이고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매각소위는 신한측이 제안한 인수가격을 최대한 상향조정하고 주식 가격의 불안정성을 고려해 일정수준의 최저 가격을 보장 받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했다. 또 사후보상 등 부대조건을 최소화하며 조흥은행의 역사성과 브랜드를 고려해 '조흥'이라는 상호는 어떤 형식으로라도 사용하도록 권장하기로 했다. 사후보장 요구조건을 최소화해 달라는 주문은 당초 신한지주측이 요구한 추가 부실발생시 인수가에서 10% 깎겠다는 요구를 부분적으로 철회해 달라는 뜻이다. 최저가격 보장은 신한지주측이 매각대금 절반을 주식(40.4%)으로 지급하는 데 대해 주식시장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최저 회수금액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신한이 당초 제시한 우선주뿐만 아니라 보통주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보장을 해달라는 것이어서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조흥은행 노조 파업 돌입 초읽기=조흥은행의 직원과 노조는 신한지주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사실상 선정했다는 정부 발표에 접한 후 크게 술렁거렸다. 조흥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금융노조 차원의 총파업을 벌이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금융산업노조도 오후 4시에 '금융산업노조 전체 대표자회의'를 열어 파업강행을 포함한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파업에 들어갈 경우 모든 영업점에 최소한의 인력도 남기지 않은 채 전면파업에 들어가고 은행의 핵심인프라인 전산시스템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열기자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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