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공개 채용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주요 대기업의 경우 많게는 4,500명, 적게는 100~300명을 모집한다. 어떻게든 올해는 반드시 취업하리라 굳게 마음먹은 취업 준비생들이 좁디 좁은 취업 관문을 통과하기 위한 성공 열쇠는 과연 무엇일까.
최근 주요 그룹사들이 채용 규모와 일정, 채용방식 변경내용 등을 발표하면서 취업 준비생들의 마음은 더 바빠지게 됐다. 지금까지 기업들이 탈스펙과 블라인드 면접 등을 해오긴 했지만 올 하반기부터 적용되는 기업별 채용전형은 한층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면접 시 정장을 지양하고 자유 복장을 허용하기로 했으며 기아차는 서류합격자를 대상으로 선배 사원들이 직접 직무상담과 모의 면접 시연을 진행한다. 삼성그룹은 20년 만에 채용방식을 변경했다. 포스코, 삼성, 현대차 등은 직무에세이를 신설하거나 한층 강화한다. 물론 한 기업을 정해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을 겸비한 취업 준비생이라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지만 대다수는 여러 기업에 서류를 넣기 때문에 바뀐 기업별 채용 매뉴얼을 따라가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찔러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없다. 하나의 기업을 정해 집중 공략해야만 성공적인 취업에 가까이 갈 수 있다.
멀고도 험한 취업의 길, 그 첫 번째 관문은 바로 '서류전형'이다. 올해 대기업들의 채용 방식에서도 알 수 있듯이 최근 채용의 대세는 글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명 '자소설' 이라고 불리는 자기소개서가 '에세이'라는 이름으로 그 비중이 더욱 커졌다.
에세이(Essay)란 '개인의 상념을 자유롭게 표현하거나 한 두 가지 주제를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논하는 비허구적 산문 양식'을 말한다. 문학 형식 중에서도 가장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것이 바로 에세이다. 이러한 '에세이' 전형은 미국 명문대 입학을 위한 관문으로 꽤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들은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독특한 문체와 화법으로 삶의 과정에서 겪었던 문제들에 대해 어떻게 창의적이고 용감하게 대처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에세이 쓰기가 어려운 이유는 자신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여러 가지 경험을 제한된 글자 수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SSAT에서 GSAT로 변화를 시도하면서 '직군별 직무 역량평가'를 위한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한다. 에세이 전형은 더욱 강화된다. 지원한 직무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과 재능을 간단명료하게 녹여내야 한다. 물론 정답은 없다. 어떤 형식이든 상관없으나 기업에 지원한 이유, 왜 내가 이 기업에 적합한 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다.
직무에세이에는 본인이 가진 리더십과 협업능력, 사교성을 바탕으로 지원 직무에 대한 관심도와 그것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좋다. 누가 봐도 그저 좋기만 한 사람으로 표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작고 사소한 내용일지라도 진정으로 좋아했던 일을 풀어내고 그것을 직무의 어떤 부분과 연결할 수 있는 지를 고민하고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나친 과장은 배제하고 장단점은 부각시켜야 한다. 에세이를 기반으로 면접을 진행하게 되므로 무엇보다 진솔함이 묻어나도록 솔직하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 능력은 입사 후 서류작성은 물론 업무를 진행하는데 있어 꼭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에서 이슈가 되었던 인문학적 소양 역시 같은 맥락이다. 자기소개서나 에세이 쓰기는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준비가 필요하다.
'한 우물만 파라'는 속담을 다시 되새겨야 할 때다. 끓어오르는 열정과 이 곳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도움말=커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