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이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부담 증가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8일 발간된 3월 정기회보에서 "지난 30년 동안 보건의료 분야의 복지범위를 넓히는 데 많은 성과를 거둔 한국이 이제 고령인구 증가에 따른 비용부담 급증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평균 기대수명은 지난 30년간 64.8세에서 78.5세로 늘었고 유아 사망률도 1977년에는 1,000명 당 27명이던 데서 2007년에는 5.3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WHO는 올해 81세인 이양순씨 가족을 사례로 들며 암환자를 비롯해 수술과 화학요법ㆍ장기입원 등 복합적인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 개인의료비 부담률이 높다는 점을 한국 건강보험 체계의 한계로 지적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개인부담률이 가장 높아 2007년 현재 전체 의료비 지출의 36%를 환자 및 가족들이 부담하고 있다. 또 가계소득의 40% 이상을 의료비에 쓰는 가정이 2007년 약 3%에 달했다.
WHO는 또 한국의 현재 1인당 의료비 총액이 연 1,688달러로 OECD 평균 2,984달러보다 낮지만 의료비 지출이 매년 8.7%씩 증가해 다른 회원국들보다 빠르다는 점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