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초노령연금 부정수급 건수가 약 5만건으로 1년 사이 2.5배 증가했다. 절반가량은 소득ㆍ재산이 연금을 탈 수 없는 상위 30%에 속하거나 일부(월 2만~8만원)만 수령할 수 있는 노인이 소득ㆍ재산을 숨기거나 줄인 경우라고 한다. 국민의 혈세로 연금을 지급하는 만큼 탈세와 다를 바 없는 행위다.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ㆍ재산 하위 70%에게 주는 기초노령연금이 내년 7월 모든 노인에게 주는 기초연금으로 확대 개편되면 부정수급자도 더 늘어날 것이다. 지난해 390만명인 연금 수급자가 630만명 수준으로 확대되고 1인당 연금도 월 4만~20만원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정수급을 막기 위해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을 보완해왔지만 이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자산의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구멍은 여전히 크다. 부동산의 경우 연금 신청자에게 정보제공동의서를 받아 3년간 재산변동 내역을 들여다보지만 금융자산은 수개월간의 잔액을 보는 정도다. 생계비 등을 지원하는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자녀의 소득ㆍ재산도 파악하지만 기초노령연금은 부부의 것만 챙겨본다. 따라서 금융자산을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차명으로 관리할 경우 속수무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말 대선 막판에 기초연금 도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후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은 커졌고 형평성 논란도 여전하다. 기초연금 지급에는 연간 10조원가량이 든다. 지난해 걷힌 관세(9조8,000억원)보다 많다. 그래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많은 전문가들은 보편적 기초연금 대신 저소득 노인에게 더 많은 연금을 주는 게 보다 효과적이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기초연금 도입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면서 추가경정예산도 추진할 모양이다. 한편에서는 예산이 부족해 국채를 발행, 경기를 부양하겠다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퍼주기식 복지를 하고 혈세가 줄줄 새는 아이러니를 국민들이 수긍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