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배터리 값에 전기차 보급 확산 쉽지 않을 듯”

미국 정부와 업계가 전기자동차 보급을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격 때문에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팩의 가격은 당초 대량생산이 이뤄질 경우 급속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배터리 팩에 들어가는 주요 금속 부품의 경우 수요가 늘어나면 오히려 가격이 상승하거나 최소한 당분간은 내려가기 힘들다는게 과학자나 공학자들의 인식이다. 또한 배터리를 둘러싸는 전자부품 가격도 인하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실정이다. 미 에너지부는 자동차 배터리 가격을 지난 2009년 수준에서 오는 2014년까지 70% 가량 낮춘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카네기 멜론 대학의 배터리 전문가인 제이 휘태커 교수는 "정부의 이런 목표는 공격적이고 한번 노력해볼만한 것이지만 향후 3~5년 안에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목표 달성에 최소한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올해 말 출시되는 완전 전기자동차 닛산 '리프'의 경우 배터리 가격만 1만5,600달러에 달한다. 배터리 가격이 이처럼 비싸다 보니 차량 가격은 3만3천 달러에 달하고 정부의 세제혜택 7,500달러를 감안하더라도 판매 가격이 매우 높아져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리프'의 예상 판매가격은 2만6천 달러 정도로 비슷한 크기의 닛산 소형 자동차 '베르사'의 1만3,520달러와 비교하면 두배에 육박한다. 닛산 측에서는 배터리 팩에 대한 가격은 언급하지 않은 채 리프 초기 모델의 경우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오는 2013년 리프의 대량생산이 시작되면 수지를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닛산 측은 자동차 대량생산이 이뤄질 경우 배터리 가격도 상당부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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