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가 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시가총액 30조원이 붕괴될 위험에 처했다.
17일 코스닥 지수는 36.64포인트를 기록, 연중 최고 수준의 하락률(6.40%)을 보였다.또 총 880개 종목중 775개 종목이 하락해 하락종목으로 사상 최다기록을 세웠으며, 이중 250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해 연중 하한가 종목수가 가장 많았다.
이날 하루에 코스닥시장 시가총액이 2조원 이상 급감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30조2,480억원으로, 올해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1월2일의 39조3,050억원에서 9조570억원(23%) 감소했다.
코스닥 시가총액 감소세는 3월 들어 급격하게 진행됐다. 전쟁위기감에 외국인들의 매도공세가 지속되며, 코스닥 지수는 연이은 사상 최저치 행진을 보였고 시가총액 또한 매일 1조원씩 감소하는 등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코스닥 투자자들도 올들어 1인당 약 250만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예탁원 조사에 따르면 올들어 17일까지 투자주체별 누적 매매상황을 보면 외국인은 1,588억원을 순매도하며 발을 빼는 양상을 보인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005억원ㆍ354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닥 거래대금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 지난해 12월말 현재 361만명에 달하는 코스닥 개인 투자자들이 시가총액 감소분(9조570억원)을 대부분 떠 안은 셈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과 지수의 버팀목 역할을 해 주던 국민카드, 강원랜드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의 주가가 빠른 속도로 하락함에 따라 코스닥 시장 전체의 시가총액도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연구원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에 대한 최후통첩과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발표된다면 코스닥 시장도 다소 안정될 것”이라면서도 “코스닥 시장이 개인들의 참여가 많은 만큼, 당분간은 시장참여를 자제하고 관망하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