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 신제품을 쏟아내는 것은 독(毒)일까 약(藥)일까.
롯데칠성음료가 3년째 시장이 내리막을 걷고 있는 차 음료 시장에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 8월 카페인이 함유돼 집중력을 높여주고 다이어트에도 좋은 것으로 알려진 '마테차'를 비롯해 최근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하동녹차', '오늘의 차 쏙'등을 잇따라 출시했다. 다른 업체들이 시장 축소 등을 이유로 기존 제품의 리뉴얼에 치중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롯데칠성의 행보는 단연 눈에 띤다.
실제 녹차와 혼합차, 옥수수수염차 등으로 크게 나눠지는 차 음료 시장 규모는 지난 2007년 1,800억원을 고비로 ▦2008년 1,400억원 ▦2009년 1,100억원 ▦2010년 1,000억원(롯데칠성 추정) 등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음료 시장에 웰빙 바람이 불었던 지난 2004년부터 3년 가량 차 음료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시장 분위기도 180도 달라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현재 차 음료 시장에서 남양유업, 광동제약 등 선두권 업체에 쳐진 2위권 그룹으로 평가되는 롯데칠성은 '겨울철에 밀짚모자를 사는' 심정으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음료 시장에 다시 웰빙 바람이 불 것으로 본다"며 "힘들 때 제품 구색을 갖춰 놓아야 경기 회복 국면에서 시장 파이가 증가할 때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차 음료 시장 규모가 연 3조원에 이른다"며 "차음료 시장은 올해나 내년을 기점으로 성장 국면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롯데칠성의 행보에 대해 엇갈린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신제품을 계속 내놓게 되면 앞서 내놓은 브랜드와 시너지를 내기 보다는 기존 브랜드의 시장 파워를 갉아먹는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더 크다"며 "제품이 다양하다는 것은 딱히 내세울 만한 브랜드가 없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는 "자금력과 유통망을 갖춘 롯데칠성이라면 차 음료 시장이 턴어라운드할 경우 브랜드력을 단시일 내에 끌어올릴 수 있지 않겠느냐"며 "시장이 부활하려면 마케팅 측면에서 주도적으로 나서는 업체가 있어야 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