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매도공세에 대항해 증시안전판 역할을 하던 투신사들이 최근 보수적인 자금 운용을 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불안으로 국내 증시 역시 방향성을 잡지 못하자 투신권 역시 다시 매도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2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투신권은 이달 들어서만 7,66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3일 내리 ‘사자’ 우위를 나타내며 총 3,380억원어치를 순매수하기도 했지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다시 1,255억원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신권의 매도 우위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이정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이 4조원을 넘어섰지만 투신권이 주식 매수를 미루면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며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지 않는 상황에서 쉽사리 자금 집행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투신권이 현재 2조원가량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중 일부 자금을 성탄절 이후 집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신권의 보수적 대응에 따라 연말 ‘윈도 드레싱’으로 인한 수급 개선 효과도 크게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윈도 드레싱이란 펀드운용자들이 수익률 관리를 위해 기존 편입 종목을 추가로 매입해 펀드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좋아 보이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과장은 “투신권이 성탄절 이후 3일간 기존 편입 종목 위주로 수익률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러나 증시 여건이 대내외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극히 일부 종목에만 투신권의 수익률 관리 차원의 매수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지수 개선에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