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 경기를 반영하는 소매판매 실적이 5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면서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사전 예상치인 0.5%를 두 배 이상 웃도는 것으로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1월의 소매판매 증감률도 당초 발표됐던 0.1%에서 0.2%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지출 가운데 30%를 차지하는 부문으로 이 부문의 호조는 미국 경기가 순조롭게 회복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지출은 미 국내총생산(GDP)의 70%를 차지한다.
분야별로는 자동차 판매가 1월 0.3% 감소에서 지난달 1.1% 증가로 돌아섰다. 건축자재와 의류도 각각 1.1%와 0.2%의 증가율을 보였다. 자동차와 휘발유ㆍ건축자재 판매 등을 제외한 '근원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늘어 최근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블룸버그통신은 올해부터 급여세가 인상되고 휘발유 값도 오르고 있지만 최근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주택 가격과 주가가 상승흐름을 타면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점이 소매판매 호조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러셀 프라이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급여세 인상과 휘발유 값 상승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징후"라면서 "고용시장 개선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마킷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이번 지표는 미국 경제가 재정적인 역풍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회복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