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시장불안 선제대응… 회사채 1조 매입 지원한다

산은에 3.4조 대출로 시장에 유동성 우회 공급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한국은행이 발권력을 동원해 회사채 시장에 1조원을 투입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회사채 시장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일부 A등급 회사채조차 기피 대상이 된 데 따른 조치다.

27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산업은행이 신용보증기금에 500억원을 출연할 수 있도록 산은에 3조4,000억원을 대출하기로 의결했다. 한은은 산은에 대해 3조4,500억원 규모의 한은 통화안정증권(상대매출 방식)을 발행한다.

산은은 한은 대출금을 통안증권으로 운용하면서 금리차이로 마련한 재원 500억원을 신보의 채권담보부증권(P-CBO) 보증재원으로 쓰게 된다. 정부도 재정으로 한은과 같은 규모(500억원)를 신보에 투입해 총 1,000억원이 마련되면 회사채 시장에는 약 1조원이 투입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한은과 정부의 이 같은 지원방안은 지난 2013년 7월 금융위원회·기획재정부·한은 등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마련한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당시 정부는 웅진·STX 등 대기업의 연쇄도산으로 회사채 시장이 급격히 경색되자 총 6조4,000억원 규모의 P-CBO 발행을 결정했고 최근까지 한진해운·현대상선·한라·대성산업·동부제철 등 5개 대기업과 일부 중소중견기업에 5억5,000억원을 썼다.

김태경 한은 금융기획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불안 요인이 늘고 대우조선해양 등 일부 기업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져 선제 대응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지원 대상 기업은 5개 대기업 중 회사채가 만기 도래한 일부 기업이며 향후 추가 지원 대상은 신보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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