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시장 '아이패드 후폭풍'

넷북 제조사들 생산 줄이고 전자책업계는 가격인하 압박
노키아 '태블릿PC'로 맞대응 준비속
국내선 대행사 통해 제품구매 움직임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에 아이패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애플이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출시하자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 있는 넷북 제조업체들이 생산감축에 착수했고 전자책 업체들은 가격인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도 맞대응 차원에서 태블릿PC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7일 외신에 따르면 아이패드 출시의 직격탄을 맞은 상당수 넷북 제조업체들이 넷북 사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만의 IT전문지인 디지타임스는 이날 HP와 델이 넷북에 대한 투자를 대폭 줄이고 노트북 시장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컴퓨터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패드가 넷북 가격대에 앱스토어라는 막강한 콘텐츠를 갖춰 넷북 업체들에는 상당히 위협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의 가격비교 사이트인 프라이스그래버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넷북 잠재 구매자 중 5분의1 정도가 아이패드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국내에서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모니터의 설문조사 결과 넷북의 선호도는 45.3%로 아이패드(51.8%)에 뒤졌다. 전자책 업계도 아이패드 출시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미 국내 전자책 업체들은 단말기 가격을 속속 인하하고 있다. 넥스트파피루스가 20만원 초반대의 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네오럭스도 이달 중 20만원 중반대의 제품을 출시한다. 이는 지난해 9월 국내 시장에서 전자책이 처음 등장할 때의 가격이 30만원대 후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0만원 이상 내린 것이다. 세계 전자책 업계의 선두주자인 아마존도 아이패드가 나온 후 '킨들'의 가격인하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킨들 가격은 259달러로 아이패드(499달러)의 절반 수준이지만 성능면에서 아이패드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킨들은 흑백 화면의 전자책 기능만 보유하고 있지만 아이패드는 컬러 터치스크린에 전자책은 기본이고 인터넷ㆍ동영상ㆍ신문까지 이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기기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킨들 가격을 200달러 아래로 내리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휴대폰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스마트폰에서 애플 아이폰에 한차례 혼쭐이 난 경험이 있는 노키아는 아이패드에 맞서 태블릿PC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인 로드만앤렌쇼의 아쇼크 쿠마 애널리스트는 "노키아가 올해 가을 출시를 목표로 태블릿PC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고 동향을 전했다. 그는 오는 9~10월께 노키아의 태블릿PC가 출시돼 연말 쇼핑시즌에 맞춰 본격 판매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는 지난 2007년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후 우왕좌왕하다가 2년 만에 터치스크린을 채택한 경쟁모델을 출시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노키아는 인텔과 손잡고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 '미고(MeeGo)' 탑재를 준비하는 등 모바일 분야에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출시일정이 불투명한 국내에서는 구매대행 업체를 통해 아이패드를 구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이폰이 해외에 비해 4개월 이상 늦게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바람에 여러 가지로 불편함을 겪었던 소비자들이 아이패드는 직수입을 통해 미리 확보하려는 것이다.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 메이크샵의 몰테일닷컴은 5일부터 아이패드 구매대행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시간당 20여통의 구입 관련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아이폰 및 아이팟터치 커뮤니티인 앱코도 6일 구매대행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공지했다. 구매대행 서비스로 아이패드를 구입하는 데는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 애플 홈페이지에서 아이패드를 살 경우 미국 내 주소지로만 배송해주기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미국에서 거주하는 지인을 통해 아이패드를 구매해 배송 받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트위터에서도 공동구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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