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20의 침입을 놓고 87트리오의 격렬한 토론이 있었다. 먼저 이영구의 얘기. “가장 확실한 침입이긴 하지만 이후의 진행을 놓고 생각해 볼 때 다소 성급했던 것 같다. 흑의 중원이 너무 두텁다. 다른 궁리를 했어야 했다.” 다음은 윤준상 “작전 착오였다고 말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이 진행이 최철한 스타일이니까.” 다음은 홍성지 “침입은 보류하고 싶다. 가 또는 나로 벌려놓고 기다리는 것이 나았을 것이다.” 나중에 최철한 본인의 얘기를 들어 보았다. “나도 고민했다. 벌려놓고 기다리는 것이 제일감이긴 한데... .자칫하다가는 침입의 찬스를 놓칠까 싶어서... .” 최철한의 얘기를 좀더 자세히 소개하면 참고도의 진행이다. 백1로 벌리면 흑은 우하귀를 어떤 식으로든 지키지 않고 흑2, 4로 덮어씌울 공산이 크다. 흑의 외세가 강화되고 나면 우상귀의 침입은 모험이 된다. 외세를 활용하며 다 잡겠다는 태세로 나올지도 모르는 것이다. 어쨌거나 흑39로 최대한 벌린 수가 절호점이 되었다. 백40은 절대수. 여기서 흑41, 43으로 씌우자 흑의 중원이 입체적으로 부풀 태세. 87트리오는 수순 가운데 흑47을 놓고 한참 연구를 했다. 다소 발이 느리긴 하지만 다로 꽉 잇는 것이 좀더 다부진 방식이 아니냐는 것이 포인트. 김수장9단은 87트리오의 정밀 검토를 듣고 상당히 감탄하는 얼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