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19일 수정 전망한 올해 경기전망은 정부의 시각과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다른 민간연구소들의 분석과도 별 차이점을 발견하기 어렵다.올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해 경고하고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성장률이 둔화될 것이라는 데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만큼 국내외 경기상황이 열악해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들어 네 차례나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세계경기에 비상이 걸려있음을 암시해준다.
FRB가 이토록 급하게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지난 98년을 전후한 동남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국내 경제 전망
KDI는 세계경기, 특히 최근 혼란 속에 묻혀 있는 미국경기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경기의 상황에 따라 우리 경제의 성적이 좌우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미국의 급속한 경기둔화, 일본의 경기침체 등으로 세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의 4.3%에서 2.5% 내외로 크게 둔화될 것이란 게 KDI의 시각이다.
현 시점에서 내다본 올해 국내성장률은 4.3% 안팎이다. 설비투자는 공장가동률 하락, 금융시장 불안, 환율상승에 따른 자본재 수입가격 상승으로 인해 연간 4%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는 지난해의 2.3%의 두배에 가까운 4.2%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수출의 경우 올해 1,80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2.4% 증가에 머물고 수입도 1,618억달러로 1.7%가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른 상품수지는 182억달러로 집계됐다.
경상수지는 수입이 대폭 줄어들 것이란 분석에 따라 지난해의 110억달러보다 24억달러가 많은 13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구조조정 지속 추진이 신뢰회복의 지름길
"물가상승 압력, 금융시장의 구조적 불안, 불투명한 세계경제 등으로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은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김준일 KDI 거시경제팀장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무엇보다 구조조정을 일관되게 추진해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신회를 회복하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KDI는 구조조정을 통한 신뢰회복은 환율, 물가 및 금융변수의 안정을 구축하는 데 필수적일 뿐 아니라 경기조절 정책의 여력을 확보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초단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자본시장의 문제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자본시장의 본 기능인 장기자금 공급과 기업경영에 대한 감시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KDI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기 위해 증권투자신탁, 증권투자회사, 은행신탁 등 개별 법률에 따라 달리 규제를 하고 있는 집합투자제도를 통합해 규제개혁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개별법의 규제변화에 따라 자금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폐해를 막아야 자본시장이 본래의 기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박동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