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 대규모 매립공사와 각종 개발사업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복토용 흙의 수요가 공급을 추월, 인천지역 건설업체들이 흙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토지공사 인천지역본부에 따르면 송도 5ㆍ7 공구를 비롯, 6ㆍ8공구에 200만㎥의 복토용 흙이, 청라지구에도 744만㎥의 흙이 필요한 실정이다. 송도 5ㆍ7공구 매립공사를 맡고있는 현대건설의 경우 최근 계속된 매립으로 인해 복토용 흙(매립한 뒤 20cm 가량 덮는 흙)을 인천지역에서 조달하기 어려워 서울과 경기도 안양이나 의왕시 등지에서 사오고 있다. 흙 공급이 부족해지자 흙의 단가도 올 봄 견적 당시 제시한 ㎥당 2,300원보다 200원 가량이 올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5ㆍ7공구 매립이 90% 이상 진척돼 복토에 필요한 총 120만㎥ 가운데 현재 100만㎥를 투입했으나 앞으로 20만㎥가 더 필요하지만 가격이 올라 당초 보다 더 많은 예산을 쏟아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인천지역에서 소규모 토목공사를 하고 있는 모 건설업체 역시 종전에는 현장과 가까운 인천시내에서 구입하던 흙을 더 이상 구하기 어려워 서울과 안양 등지에서 구입ㆍ운반하는 바람에 1㎥당 300∼400원씩의 비용을 더 지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흙은 주택이나 토목공사 과정에서 터를 파면서 자연스럽게 나와 이를 다시 공사 마무리 과정에서 복토용으로 쓰거나 자체 처리가 안될 경우 돈을 주고 버리거나 돈을 받고 파는 등 지역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처리된다. 그러나 인천지역의 경우 송도와 청라지구 등의 바다 매립공사는 특성상 터를 파는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매립 마무리 단계에서 쓰이는 복토용 흙은 다른 공사장에서 가져와야 한다. 특히 송도국제도시에 조성되고 있는 6`ㆍ8공구(633만6,000㎡)를 비롯, 잭 니클로스 골프장(92만4,000㎡) 등 대형 건설현장이 줄을 잇고 있어 이들 현장에서 쓸 흙을 일부 건설업체가 미리 대량으로 예약을 하는 바람에 흙 품귀현상을 부채질하고 있으며 ‘흙 구하기 전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인천지역 주택ㆍ토목 공사장에서 나오는 흙만으로는 절대량이 부족한 데다 골프장 복토용 흙은 지하철공사장 등에서 나오는 흙과는 달리 품질이 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천지역 건설업체들은 예상치 못한 비용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현장과 가까운 곳에서 나오는 흙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애를 태우고 있다.인천시 관계자는 “많은 건설업체들이 경기도 시흥이나 안산 등 주변지역에서 흙을 들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라지구 1,775만4,000㎡(538만평)에는 모두 744만㎥의 복토가 필요한 가운데 현재까지 195만㎥의 복토용 흙이 투입됐다. 지난해 4월 1공구를 시작으로 2ㆍ3ㆍ4ㆍ5공구의 기반시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토지공사 청라사업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 “청라지구 역시 매립지역 이어서 많은 복토가 필요해 설계단계부터 원거리에서 토사를 반입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 현재 별다른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