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3차 예비투표서도 1위 "유엔총장 대세 잡았다"

상임·비상임이사국 색깔구분 4차투표가 분수령
美지지후보 안밝혀 제3후보 부각도 배제못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UN 총회 참석 일정을 마치고 29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차기 국제연합(UN) 사무총장 선출이 유력시되는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UN본부에서 실시된 3차 예비투표에서도 예상대로 1위를 차지했다. 반 장관은 세 차례의 예비투표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함에 따라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재확인하게 됐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2일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간 투표를 구별하는 제4차 예비투표 결과가 반 장관의 UN 사무총장 도전기에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 장관은 이날 뉴욕 UN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3차 예비투표에서 찬성 13표, 반대 1표, 기권 1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날 투표에서는 반 장관만 사무총장 당선에 필요한 9표 이상의 찬성표를 얻었다. 2위를 차지한 인도의 샤시 타루르 UN 사무차장은 찬성 8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UN 안팎에서는 ‘반기문 대세론’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두세 차례 정도 예비투표가 진행될 예정이어서 반 장관의 차기 사무총장 당선을 속단하기는 이르다. 외교소식통들은 UN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미국이 누구를 지지하는지에 대해 확실한 언질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과 7명의 후보 외에 새로운 인물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후반부 레이스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외신들은 반 장관에 대해 ‘거부감을 주지 않는 무난한 선두 후보’라고 평가하면서도 판세를 단정하는 데는 주저하고 있다. 세 차례 연속된 반대표 1표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트로스 갈리 전 총장은 14대1의 득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재선에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따라서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간 투표의 색깔을 구분해 실시하는 4차 예비투표 결과가 차기 사무총장의 판세를 좀 더 확실히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4차 예비투표에서도 상임이사국 5표를 포함해 9표 이상의 찬성표를 받으면 기존 6명의 후보는 사실상 탈락하게 된다. “4차 투표에서도 변화가 없다면 반 장관이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는 왕광야 주UN 중국대사의 발언은 이를 뒷받침한다. 4차 투표 이후 새로운 후보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존 볼턴 주UN 미 대사의 “더 많은 후보가 나서야 한다”는 발언은 이를 겨냥한 것으로 여성인 챈 흥치 주미 싱가포르대사와 수린 핏수완 전 태국 외무장관 등이 잠재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미국 보수층을 대변하는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미국이 챈 대사를 선호하고 있다며 그가 막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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