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업체 "설계차별화" 내세워 고가책정 동탄 시범단지 같은 평형 최고 20% 차이 청약자들 내집마련 자금계획 큰 어려움
입력 2004.07.01 18:28:33수정
2004.07.01 18:28:33
같은 단지 내 동일 평형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층, 향, 실내 설계 등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가 분양가 논란과 함께 해당 자치단체의 분양가 간접 규제가 강화되면서 일부 건설업체들이 전체 분양가격은 낮추는 대신 일부 층 가격은 크게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아파트 단지는 같은 평형의 가장 높은 분양가격이 최저가격보다 20% 이상 높을 정도로 큰 차이를 보여 실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 전략을 짜는데 혼선을 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1일부터 청약에 들어간 경기도 화성시 동탄 신도시 내 시범단지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514가구 규모인 삼성 래미안의 경우 32.7평형 1군(2가구)의 평당 분양가가 598만원에 불과하다. 시범단지 전체 평균가격이 720만원 선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가장 낮은 가격이다. 하지만 6군의 일부 가구는 같은 평형임에도 불구하고 평당 722만 선에 달한다.
이는 삼성건설이 층과 향을 중심으로 군별로 구분한 뒤 분양가를 차등화 하고 있기 때문이다. 6군은 대부분 최상층으로 별도의 다락방이 제공되는 등 차별화 된 설계로 높은 가격 책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삼성건설의 설명이다.
하지만 기존 ‘기준 층’에 해당하는 4, 5군의 분양가를 저층의 2군과 비교해도 10% 이상 높다. 특히 1군에서 8군까지 세분화된 42평형의 경우 가장 높은 분양가격과 최저가격이 무려 14%까지 벌어진다.
이 같은 격차는 다른 단지의 같은 평형 가격 차이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실제 시범단지 내 한화건설(534가구)의 33평형 기준 층 평당 가격은 729만원 선으로 1층과의 격차가 4%에 불과하다.
748가구가 공급되는 현대아이파크의 34A평형은 최상층이 평당 847만원 선에 달한다. 1층보다 무려 23% 이상 높고, 기준 층과도 14%에 달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건설업체는 최상층의 경우 다락방과 테라스가 설치돼 기존 평수보다 10여평이 더 늘어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예비 청약자들은 같은 단지 안에서 당첨 결과에 따라 분양가격이 최대 5,000만원 이상 차이가 나 자금계획을 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극화된 분양가는 주상복합에서도 나타난다. 서울 서초구 2호선 강남역 부근에 들어설 트라팰리스 32평형의 평당 분양가는 1,900만원 선인데 이는 36평형의 평당 분양가보다 100만원 이상 높게 책정된 것이다. 일부 36평형은 부지 옆에 건설중인 주거형 오피스텔에 가리기 때문이라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