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관광으로 바꿔달라" 당국에 3차례 요구 우리측 반대에 남측인원 개성시내 출입막아 현대아산 "작년 사업권 합의, 계속 추진할것"
입력 2006.07.21 17:14:40수정
2006.07.21 17:14:40
북측이 개성관광의 사업자 변경을 요구하면서 지난 1일부터 남측 인사의 개성시내 출입을 막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정부에 따르면 북측은 지난 5월을 전후한 때부터 ‘개성관광을 롯데관광과 하기로 결정했다’며 개성관광 사업자를 현대아산에서 롯데관광으로 바꿔달라는 요구를 우리측 당국에 세 차례가량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우리측은 ‘계약 당사자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사업자 변경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측이 일방적으로 사업자 변경을 원하지만 정부가 개성관광에 대해 이미 승인한 조치는 유효하다”며 “사업자의 자율적 판단에 의한 계약 변경이 없는 한 정부 조치는 법률적 측면에서 변경될 수 없다”고 밝혔다.
남측의 입장에 변화가 없자 북측은 관광사업의 대남 창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를 통해 지난달 22일 이종석 통일부 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7월1일부터 개성공단을 방문한 남측 인원의 개성시내 출입을 제한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북측은 또 지난달 말 롯데관광에 방북 초청장을 보냈다. 롯데관광은 5일 통일부에 방북 신청을 했다가 북한 미사일 발사, 안보리 결의안 통과 등으로 정세가 급변하자 최근 신청을 철회했다.
북측의 이 같은 조치는 사업자 변경을 받아들이라는 ‘압박카드’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이달부터 남측 인원의 개성시내 출입이 전면 중단됐다. 다만 개성공단에 대한 방문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현대아산측은 이에 대해 개성관광 사업권은 이미 북측이 합의해준 사안인 만큼 계속 추진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 회사의 한 임원은 “지난해 8월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와 합의서를 작성하고 개성관광 본사업을 조속히 실시하도록 노력하기로 했었다”며 “개성관광 사업을 현대아산이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개성관광 사업은 이미 지난해 세번이나 시범관광을 실시해 사업타당성까지 검토할 정도로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라며 “외교 분야의 대북갈등으로 민간 부문의 경제사업이 다소 위축되겠지만 사업 자체가 취소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10월 현대아산이 김윤규 전 부회장을 해임한 데 반발해 개성사업을 현대아산과 하지 않겠다는 담화문을 발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