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의 한 훈련병이 '뇌염' 증상을 보이면서 훈련소측과 가족들이 발병원인을 놓고 공방, 관심을 끌고 있다.
23일 육군훈련소에 따르면 지난 7월 입소한 이모(19) 훈련병은 이달 2일 요통및 무릎 통증을 호소하며 연대 의무실을 찾았다. 그리고 10일에는 두통 및 감기 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뒤 의무실에 입원했고 12일에는 국군 논산병원에서 외래 진료한뒤 중대에 복귀했다.
훈련병 이씨는 15일에도 감기 증상으로 의무실을 다시 찾았고 급기야 18일 오후7시께 호흡곤란으로 논산병원을 거쳐 국군 대전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는 것이다.
훈련소측은 19일 자정 무렵 이씨를 군과 연계된 종합병원인 충남대학병원으로재후송했으나 부모 요구에 따라 서울 건국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로 후송될 때 의식을 잃었던 이씨는 현재 이 병원 내과기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의식을 회복하는 등 병원에 도착했을 때보다 호전되고 있으나 약간의 기억 상실 증세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씨의 발병 원인을 놓고 가족들과 훈련소측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훈련병의 사촌형 이모씨는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입대 전 건강하던 동생이 뇌염모기에 물려 여러 차례 고열과 통증을 호소하고 앰뷸런스에 실려가기도 했는데 단순 감기로 취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군이 일본뇌염 모기에 무방비로 노출된 훈련병들의 안위에 너무 허술하게대처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육군훈련소 감찰부 관계자는 "의무진료기록과 후송일지 등을 검토한결과 요통 및 두통으로 연대 의무실을 처음 찾은 지난 2일부터 서울로 후송될 때까지 진료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해명했다.
그는 "여름철 해충을 박멸하려고 4월부터 방역계획을 수립해 하수구와 배수구,취사장 등을 철저히 방역하고 있다. 현재까지 육군훈련소에서 일본뇌염 환자는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건국대병원 검사결과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또는 바이러스성 뇌염의증으로 진단됐다"고 말했다.
이씨를 치료하고 있는 건국대병원 이모 교수는 "현재 환자 상태는 바이러스성뇌염이지만 모기에 의해 발병했는지, 공기에 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며 "병원으로 후송하는 초동조치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