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고용시장에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올 1·4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을 웃도는 7.8%(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한 상태에서 경기회복의 가장 큰 변수인 고용이 늘어나는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29일 박명수 한국고용정보원 선임연구위원은 '분수령을 지난 고용시장' 보고서에서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 자료를 분석한 결과 민간부문의 상용직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75만 2,000명 증가했다"면서 "이는 경기회복의 훈풍이 고용시장에까지 본격적으로 불고 있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상용직은 통상 임금근로자 가운데 고용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사람으로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된 것으로 분류된다.
박 연구위원은 또 "증가한 상용직 취업자 가운데 3분의2가 40~50대 연령층"이라면서 "지난해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잃었던 가장들이 점차 가정과 기업에서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 상시 고용근로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근로 시간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기업들이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함께 근로시간 연장을 통해 많아진 일감을 해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3월 상시고용 근로자는 14만5,000명 증가한 반면 임시일용직은 7만6,000명 감소했다. 주당 근로시간은 56시간 이상을 근무한 사람은 10만5,000명 늘었으나 36시간 미만 근로자는 2만6,000명 줄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통계상 근로시간은 취업자 수보다 선행하는 지표인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면서 "지난해 2~3분기부터 반등한 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고용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강 연구원은 "제조업의 경우 금융위기시 구조조정을 자제했기 때문에 경기가 호전되더라도 큰 폭의 고용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고용회복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고용사정이 회복됐다고 말하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