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업계 인력난 '속앓이'

그래픽제작 등 개발작업 해외 아웃소싱도 한계
업체간 사람빼오기 경쟁까지… 종주국 위상 흔들



온라인게임 업계 인력난 '속앓이' 그래픽제작 등 개발작업 해외 아웃소싱도 한계업체간 사람빼오기 경쟁까지… 종주국 위상 흔들 임지훈 기자 jhlim@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국내에 게임 개발 스튜디오수를 늘리고 싶어도 인력을 구할 수 없어 할 수가 없습니다.” 지난 해 272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온라인 게임업체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백일승 사업부문 사장(COO)은 10일 기자를 만나 이같이 하소연했다. 그는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명분으로 해외에 나간 한국 게임 업체들의 해외지사 대다수가 사실상 수출실적을 올리는데 힘을 쏟기 보다 게임 개발 작업 일부를 아웃소싱하는 데 주력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온라인 게임업계의 인력난이 나날이 가중되면서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업체간 인력 빼오기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가 하면 일부 업체는 개발 스튜디오를 확대하는 데도 차질을 빚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인력이 많이 들어가는 그래픽 작업 등은 중국을 비롯한 외국업체에 아웃소싱하는 방법으로 인력 부족 문제를 풀어가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은 대부분 그래픽 제작 관련 필요 인원의 약 20%만 실제 고용하고 있다”며 “나머진 중국 업체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수년 전만 해도 10여개 남짓이던 A급 그래픽 스튜디오가 현재 약 1,000여개에 이를 정도”라고 덧붙였다. 업체간 인력 빼오기 논란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엔씨소프트는 자사에서 리니지3 개발을 총괄하다 B사로 자리를 옮긴 박용현 전 엔씨소프트 리니지3 개발실장을 기술유출 혐의로 민ㆍ형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법정 분쟁의 이면에는 리니지2의 핵심 개발인력이 대거 B사로 옮겨간 데 따른 업체간 혹은 개인과 업체간 갈등도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엔씨소프트, 넥슨, 한게임과 SK텔레콤 등 업계 선두주자나 자본력이 강한 대기업이 대규모 인력채용을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관련업계가 속앓이를 하는 이유도 결국 인력난에서 비롯됐다. 심지어 인재를 영입해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만들기 어려운 경우, 검증 받은 개발자를 확보하기 위해 그 회사 자체를 인수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인력난이 온라인 게임 종주국인 한국의 위상을 흔든다는 데 있다. 인재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온라인 게임 시장의 특성상 인력 부족은 곧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중국과 미국 업체들이 자본력을 앞세워 압박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부족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아웃소싱 비중을 무작정 늘리다간 기술유출의 가능성도 커진다. 상황이 이런데도 업체들이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실무능력을 가진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게임업계 취업희망자는 넘쳐 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취업설명회를 하면 인산인해를 이루고, 게임산업진흥원과 네오위즈게임아카데미 등의 게임 교육과정은 매년 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딜레마를 풀기 위해서 업계와 취업 희망자들을 연결해주는 시스템과 교육기관 등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교육기관의 경우 실무능력에 초점을 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중소 게임업체의 사장은 “지난 해 진흥원의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했지만 실무 능력이 부족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재 등의 요소와 무관한 온라인 게임 시장은 결국 인재 싸움인 만큼 인력 양성을 등한시한다면 결국 한국 온라인 게임 산업은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장등 핵심 개발인력 부족 인재양성 프로그램 도입시급" 위정현 중앙대 교수 "문제는 팀장급 인력, 다시 말해 핵심 개발자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위정현(사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겸 콘텐츠경영연구소 소장은 "게임업계의 인력난은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실제 게임 개발에 투입할 만한 인력이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위 교수는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게임 회사가 자체 인력 양성 프로그램 도입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게임업체 남코의 경우 자체 교육기관을 두고 그곳에서 양성한 인력을 그대로 흡수한다"며 "이 경우 업체에서 실제 필요로 하는 능력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 교수는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선두 온라인 게임업체들도 결국 그 방향으로 가게 될 것이고, 반드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산학 협동 프로젝트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위 교수는 "미국처럼 자본력을 갖춘 기업과 실력 있는 대학 연구소 등이 함께 하는 프로젝트가 절실하다"며 "그러나 현재로선 국내 대학 연구기관의 수준이 거기에 못 미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실무형 인재를 투입하고 연구 및 교과과정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