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모터쇼 2015] 정의선 "친환경차로 글로벌 500만대 시대 열 것"

현대차, 쏘나타 PHEV 첫 공개… 순수 전기로만 35km 주행가능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도 선봬
"인센티브 확대·오토금융 활용… 美시장 일본차 할인공세 대응"


"다양한 친환경차 기술로 현대차 판매량으로만 글로벌 500만대 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코보센터 내 현대자동차 전시장. 500여명의 취재진과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영어로 현대차의 친환경차 비전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T)을 했다. 데이브 주코스키 현대차 미국법인장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정 부회장은 능숙한 영어 실력을 선보이며 부스를 찾은 이들에게 현대차의 전략을 소개했다.

정 부회장이 직접 PT에 나선 것은 지난 2011년 같은 무대에서 새로운 생각과 새로운 가능성이라는 뜻의 '뉴 싱킹, 뉴 파서빌러티스(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를 발표한 이후 4년 만이다.

이날 현대차는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콘셉트카인 '싼타크루즈'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구체적인 사양이 처음으로 알려진 '쏘나타 PHEV'는 9.8kw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장착해 순수 전기차 모드만으로 35㎞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18㎞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54마력(HP)을 발휘하는 누우 2.0 직분사(GDI) 엔진과 50㎾ 전기모터, 전용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

정 부회장은 "'쏘나타 PHEV'는 현대차가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독자 개발에 성공한 PHEV 모델"이라며 "우리의 미래와 아이들을 위해 깨끗하고 안전하며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소형 픽업트럭인 '싼타크루즈' 콘셉트카도 깜짝 공개했다. 코드명 'HCD-15'인 이 모델은 미국 베이비부머의 자녀 세대인 '밀레니엄 세대'를 겨냥해 만들었다. 크로스오버차량(CUV) 수준으로 축간거리가 짧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며 주차도 대형 픽업트럭보다 쉽다. 적재함은 중형 픽업트럭 수준으로 늘릴 수 있고 덮개를 씌울 수도 있다. 190마력의 친환경 2.0 터보 디젤 엔진과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됐다.

정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엔저를 등에 업고 할인공세를 펴고 있는 일본차에 맞대응하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딜러에게 나가는 인센티브와 오토금융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엔저 때문에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경쟁력 있는 차가 더 나와야 한다"며 "아반떼 후속인 AD가 연말께 미국에 나오면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신차 판매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이어 "미국 시장에서 인센티브를 더 높이거나 파이낸싱·리스를 강화해 일본 업체들에 대응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모터쇼장을 둘러본 정 부회장이 유일하게 타본 차가 도요타의 '캠리'다. 그는 "'캠리'는 미국에서 제일 많이 팔리고 있는 차"라며 "남양연구소에도 '캠리'가 있지만 인테리어도 보고 싶고 한 번 더 보기 위해 타봤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점유율 하락에 대해 그는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신경 많이 쓰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비상이라고 생각해 작은 얘기라도 바로 시정할 수 있는 마인드를 전 직원에 고취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17년께 제네시스보다 작은 크기의 고성능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