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기를 맞아 중국 랴오닝성 다롄시 뤼순감옥박물관에서 열린 안 의사 추모식 중 정부 대표로 참석한 이경근 국가보훈처 보훈선양국장이 추도사를 낭독하고 있다. /다롄=연합뉴스

안중근 의사 순국 105주기 추모행사가 26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 뤼순감옥박물관에서 개최됐다. 특히 이번 행사는 중국 내 안 의사 추모행사로는 정부가 처음으로 주관해 눈길을 끌었다.

국가보훈처가 주최하고 한중친선협회와 다롄한인회가 공동 주관한 이번 추모행사는 일제가 안 의사를 처형한 뤼순감옥박물관 내 안 의사 기념관에서 추모식으로 시작됐다. 추모식에는 정부 대표인 이경근 국가보훈처 보훈선양국장과 한중친선협회 이사장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 같은 당 김기선·이종진·최봉홍 의원, 교민, 유학생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서 의원은 추모사에서 "일본은 종전 70주년, 한일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성찰을 보여줘야 한다"며 "과거사에 대한 진정한 참회와 사죄의 뜻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밝히고 21세기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동반자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롄 현지에서는 해마다 안 의사 순국일에 맞춰 교민단체와 한중친선협회 등 민간이 주도하는 추모행사가 열렸지만 우리 정부가 직접 주최자로 나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소수민족의 분리독립에 민감한 중국 당국은 그동안 한국인이나 재중동포(조선족)가 안 의사를 '조선의 항일운동가'로 부르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지난해 초 안 의사 의거현장인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 기념관을 여는 등 최근 역사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한중 공조가 긴밀해지면서 안 의사 현지 추모행사도 공식행사로 개최됐다.

1879년 황해도 해주에서 출생한 안 의사는 1909년 10월26일 하얼빈역에서 일제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체포돼 뤼순감옥에 수감됐다가 일제의 사형선고를 받고 1910년 3월26일 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