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부품 업체들이 급팽창하는 중국산 스마트폰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수출용 부품 생산을 대폭 늘리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과의 거래확대는 가파른 매출신장과 판매처 다각화, 수출실적 개선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편으로는 중저가 범용제품에 역량을 집중하느라 장기적 수익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재팬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고정밀 액정이 최근 샤오미 신형 모델에 채택되는 등 일본 부품업체에 대한 중국 스마트폰 업계의 주문이 크게 늘고 있다. 재팬디스플레이의 경우 올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중국 스마트폰 업계에 대한 매출액이 전년 대비 2.7배 늘어난 1,900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 측은 중국 제품을 겨냥한 매출 비중을 현재 24%에서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TDK도 2·4분기 중 중국 기업으로부터의 수주가 전년동월비 5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TDK는 현재 풀가동에 돌입한 국내 공장의 생산능력을 10~20% 확충할 방침이다. 카메라 초점을 맞추는 고성능 부품을 생산하는 미쓰미전기는 올해부터 중국 기업에 대한 수출을 개시하면서 제품 생산량을 전년 대비 3배까지 늘렸지만 제품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추가 증산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발 수요증대로 수출실적도 개선됐다. 올 들어 8월까지 일본의 전자기기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3.7% 줄어든 반면 전자부품 수출은 3.6% 증가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다만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커지는 것과 관련해 경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도이치증권의 나카네 야스오 애널리스트는 중국산 단말기 사양이 고기능화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300달러대의 중저가 제품에 그친다며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범용제품의 단가하락으로 수익이 악화하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