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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각)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북미 최대 게임 전시회 'E3'의 최대 화두는 콘솔 게임이었다. 게임 시장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다 온라인 게임 확산과 모바일 게임 등장으로 위기에 내몰린 콘솔 게임 업체들의 생존 몸부림이 피부로 느껴졌다.
이번 전시회에서 소니, 마이크로소프트(MS), 닌텐도 등 주요 콘솔 게임 업체들은 일제히 신작 게임을 공개하며 시장 수성을 선언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는 차세대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4'을 처음으로 전시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플레이스테이션4는 소니가 7년 만에 내놓는 제품으로, 중앙처리장치(CPU)의 성능과 동작인식 기능을 개선해 고사양 게임에 최적화한 특징이다. 판매가는 439달러로 책정됐으며 올해 크리스마스 전에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용 신작 게임인 '크란투리스모6'와 '라스트오브어스' 등도 함께 선보였다.
MS는 8년 만에 출시하는 차세대 게임기 '엑스박스원'을 앞세워 공세에 나섰다. 엑스박스원은 TV 시청과 영상통화, 인터넷 검색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새롭게 추가해 경쟁 업체와 차별화를 꾀했다. 가격은 499달러로 플레이스테이션4보다 다소 비싸지만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게임기 이상의 활용도를 자랑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엑스박스원은 오는 11월께 세계 21개국에서 동시에 판매된다.
닌텐도도 신작 게임을 대거 공개하고 경쟁에 붙을 지폈다. 전시부스 중앙에 '닌텐도3DS'용 게임인 '포켓몬스터X·Y' 를 전시했고 '슈퍼마리오3D월드', '젤다의전설HD', '마리오카트8' 등 '닌텐도위유'에서 즐길 수 있는 신작 게임도 대거 선보였다. 차세대 게임기가 없는 대신 다양한 게임 콘텐츠로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주요 콘솔 게임업체들의 대대적인 신작 발표에도 콘솔 게임시장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시장 자체가 이미 포화 상태에 접어든 데다 콘솔 게임의 주 고객인 북미와 유럽 소비자들이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관람객 제프 케네디씨는 "매년 'E3'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는데 몇몇 신작 게임 외에는 크게 눈에 띄는 작품이 없다"며 "아무래도 당분간은 모바일 게임을 더 많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77억 달러였던 북미 콘솔 게임 시장은 지난해 170억 달러로 감소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온라인 게임은 같은 기간 13억 달러에서 28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성장했고 모바일 게임 역시 한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미국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ESA) 관계자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가 300곳이 넘었는데 올해는 195곳으로 줄었다"며 "게임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콘솔 게임 시장은 당분간 과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