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서거] 오바마 "용감한 민주·인권투사"

英여왕 "세계 민주주의에 큰 획"
러 언론, DJ생애 집중조명 눈길
日, 고노 前의장 특사 파견키로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각국 지도자들의 애도는 19일에도 이어졌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19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조문을 보내 "슬픔에 잠긴 유가족들과 한국 국민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여왕과 마틴 유든 주한 영국대사는 이날 이희호 여사에게도 개인적인 위로 메시지를 전달했다. 여왕은 조문에서 "김 전 대통령은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중요한 분이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해 정말 기뻤다. 김 전 대통령의 지난 1998년 런던 방문과 그 다음해 이뤄진 저의 공식 방한 당시의 행복한 기억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18일(현지시간) 애도 성명을 내고 "그의 조국에 대한 헌신과 한반도 평화 증진을 위한 지칠 줄 모르는 노력, 자유를 위한 개인적 희생은 귀감으로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은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의 역동적 민주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정치운동을 일으키고 이끌어왔다. 미국 국민을 대신해 유가족과 한국 국민에게 애도를 전한다"고 조의를 표했다. 미 국무부 역시 김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이언 켈리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한국 국민들과 함께 애도한다"면서 "김 전 대통령은 한국 국민의 민주주의 열망에 영감을 일으킨 지도자이자 상징이었다"고 평가했다. 19일 외신들은 북한의 조문단 파견과 추모 분위기 등 김 전 대통령 서거 관련 기사를 현지발로 신속히 보도하며 관심을 표시했다. AP통신은 주요 발언을 발췌해 보도하기도 했으며 러시아 언론들은 김 전 대통령의 생애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러시아 최대 경제 일간 코메르산트는 국제면에 김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싣고 40년간의 정치역경을 자세히 소개했다. 신문은 "'햇볕정책'을 통한 북한과의 관계회복 정책은 그가 가장 우선으로 생각했던 것으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을 여는 데 성공했다. 화해의 아이콘으로, 아시아의 넬슨 만델라로 불리던 그의 사망에 한국 국민이 애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 기관지인 로씨스카야가제타도 이날 김 전 대통령의 이력과 업적을 소개하면서 "그는 아마 한국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을 발자취를 남긴 사람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문은 또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사랑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고난과 역경 속에서 희망을 찾아내야 한다"고 쓴 김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 내용 일부도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 서거 뉴스를 아시아판 홈페이지의 메인으로 올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자 사설에서 김 전 대통령의 일생을 자세히 소개한 뒤 "김 전 대통령이 한국에 민주주의가 정착되도록 했고 그 결과 활기차고 번성하는 한국이 있다. 그의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과 자유에 대한 옹호는 가장 오래가는 유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김 전 대통령의 장례에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전 중의원 의장을 특사로 파견하기로 했다고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관방장관이 19일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일본 정부는 김 전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맺어온데다 외상으로서 한일관계 개선에 힘을 쏟았던 고노 전 의장이 일본 정부 대표로 조의를 표하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 전 의장은 1973년 김 전 대통령이 도쿄에서 납치된 이후 구명운동에 나서면서 각별한 관계를 맺어왔다. 고노 전 의장은 18일 김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담화를 내고 "내외를 통해 가장 존경하던 선배이자 친구였는데 서거소식을 들어 매우 유감"이라면서 "김 전 대통령의 힘들었던 시절을 잘 아는 만큼 1997년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마치 내 일처럼 기뻐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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