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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너무 힘을 쓰는 거였어요."
스윙에 변화를 준 직후인 지난달 교촌허니 레이디스오픈에서 이정민(22·비씨카드)이 시즌 첫 승을 거두고 나서 한 말이다. "어릴 때 들었던 '몸에 힘을 빼라'는 지적을 다시 받았다"는 그는 "힘을 뺐더니 오른쪽으로 휘어지던 드라이버 샷이 똑바로 날아갔다"고 덧붙였다. 힘을 뺀 이정민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YTN·볼빅 여자오픈에서 결정적인 이글 '한 방'으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이정민은 14일 충북 음성의 코스카CC(파72·6,599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우승했다. 공동 2위 김하늘(26·비씨카드), 김민선(19·CJ오쇼핑), 고진영(19·넵스·이상 10언더파)과는 3타 차. 투어 통산 4번째 우승이었다.
하반기 들어서만 두 차례 정상에 오르며 신바람을 낸 이정민은 상금왕 레이스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우승상금 1억원을 받은 그는 상금랭킹을 5위에서 3위(4억2,424만원)로 끌어 올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출전으로 이번 대회에 나오지 않은 김효주(19·롯데)의 8억1,006만원과는 차이가 크지만 2위 장하나(22·비씨카드·4억8,326만원)를 바짝 추격했다. 상금규모가 큰 메이저대회 3개를 포함해 아직 9개 대회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시즌 7위(평균 262.5야드)의 장타를 앞세운 시원한 이글이 재역전 우승의 계기가 됐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이정민은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맹타를 휘두른 배희경(22·호반건설)에 한때 선두 자리를 내줬다. 배희경에 1타 뒤진 11번홀(파5)에서 이정민은 219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1m 옆에 붙인 뒤 이글 퍼트를 홀에 떨궈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팽팽하던 승부의 추는 배희경이 16번홀(파4)에서 한꺼번에 3타를 잃으면서 이정민 쪽으로 기울었다. 배희경은 1타를 줄인 데 그쳐 공동 5위(9언더파)로 대회를 마감했다.
우승 없이 신인상 포인트 2위를 달리는 김민선은 이정민을 1타 차로 뒤쫓다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내 힘을 잃었다. 첫 승에 목 마른 김하늘은 시즌 4번째 준우승 기록을 보탰다. 2타 차 여유를 갖고 마지막 18번홀(파4)을 맞은 이정민은 2m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팬 서비스도 확실히 했다.
3주 전 넵스 마스터피스 때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시작했다가 8위로 밀렸던 이정민은 이날 우승 뒤 "오늘은 컨디션이 좋았다"면서 "아직 메이저대회 우승이 없는데 올해 남은 메이저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