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투자자들 “바이코리아 나설때”

한국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후 향후 정국 방향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해 해외 투자 그룹과 외신들이 연일 다양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상당수 해외 투자펀드들은 한국의 정치혼란이 조기에 수습될 것으로 예상해 저점에서 `바이 코리아`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고, 일부에서는 한국이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다시 `5년의 상실`을 경험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AWSJ)은 15일 해외 투자자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 결정이 이른 시일내 내려지고, 노무현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종합주가지수가 올들어 4.7%의 견조한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지난주말 대통령 탄핵이란 악재가 터지면서 7% 급락하는 등 과대낙폭 양상을 보였다”며 “해외 투자펀드들이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AWSJ은 펀드매니저들의 투자가이드 역할을 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 마켓지수에서 한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18.9%에 달하는 만큼 펀드들이 한국시장을 외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베어스턴스의 투자전문가 미첼 쿠르츠는 “한국의 정치혼란이 일찍 마무리되고 경제여건도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티로웨프라이스뉴아시아의 펀드매니저인 마크 에드워드는 “한국은 경기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달리 경기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어 투자 메리트가 높은 시장”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한국주식 매도는 어리석은 짓`이라는 직접적 표현도 나왔다. 뉴욕소재 반엑이머징마켓펀드의 데이비드샘플은 “한국의 불안정한 정치상황을 보고 주식을 팔아치우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한국 시장에 대한 주식매입을 늘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탄핵정국의 후폭풍이 정치불안과 경제 불확실성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 `위기에 빠진 한국(Crunch time for South Korea)`이라는 전면 분석기사에서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진보와 보수의 대립, 한미군사협력 갈등 등 악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리더십까지 잃었다”며 “한국은 정치불안이 가중될 경우 97년 외환위기로 잃어버린 5년에 또 다시 `5년의 상실`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정명기자, 최원정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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