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梁吉承)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향응 및 몰래 카메라 사건을 수사중인 청주지검 특별전담팀은 4일 키스나이트클럽의 실질 소유주 이원호(50)씨에게 원한을 갖고 있는 인사들이 몰카를 사전기획해 촬영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검찰은 이씨에 대한 조사에서 친인척, 청주지역 정치권 인사, 경쟁업체 등이 이씨와 불편한 관계를 맺어온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소환대상에는 이씨로부터 지난해 9월 청주 J볼링장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소유권 다툼을 벌인 S건설대표 H씨와 N씨, 키스나이트클럽의 지분문제로 이씨와 갈등을 빚고 있는 국정원 출신 H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J볼링장 소유권 분쟁의 연루자들이 이번 사건에 깊숙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청주지법에 계류중인 J볼링장 소유권 소송에서 이씨는 실질적인 매수자로 친척 N씨를 옹호하다 양 실장 향응 사건이 발생한지 보름여 지난 7월 중순 태도를 바꿔 H씨를 지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7월 중순 이씨와 잠적 중인 H씨가 통화한 뒤 J볼링장의 경영권이 N씨에서 H씨 측으로 넘어간 사실이 드러나, 이 과정에서 H씨 등이 몰카로 이씨를 협박했을 개연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이와함께 양 실장의 향응 장면이 담긴 몰카를 공개한 SBS측에 비디오 테이프 원본을 넘겨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검찰은 이씨와 오원배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 등 술자리 향응 참석자들을 불러 밤샘조사를 한 뒤 이날 새벽 귀가시켰으며,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친구인 정화삼씨도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양 부속실장의 향응 부분을 조사중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당초 예정보다 조사결과를 앞당겨 발표키로 하고 5일 오전중 발표 시기와 형식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주=이태규 기자, 이준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