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디자인·기술 3박자 갖춰야 생존"

품종 줄이고 '전략폰' 개발 주력
삼성·LG, 고급 이미지 지키되 印등 저가폰 시장 진입 모색


"브랜드·디자인·기술 3박자 갖춰야 생존" 품종 줄이고 '전략폰' 개발 주력삼성·LG, 고급 이미지 지키되 印등 저가폰 시장 진입 모색 한영일 기자 hanul@sed.co.kr “휴대폰산업은 이제 ‘규모의 경제’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앞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상위 3~4개사만이 살아남는 시기가 올지도 모릅니다.” 최근 국내 휴대폰업체의 한 고위 임원은 앞으로의 글로벌 휴대폰 시장을 이렇게 전망했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은 이제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글로벌 휴대폰업체들이 ‘브랜드’ ‘디자인’ ‘첨단기술’ 등 이른바 ‘3박자’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런 경쟁요인 가운데 한 가지라도 부족하면 미래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략 휴대폰’ 개발에 전력투구=삼성전자ㆍLG전자ㆍ팬택 등 국내 ‘빅(Big)3’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 해 평균 200여종 이상의 휴대폰을 쏟아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품 종류를 늘리지 않고 있다. ‘소품종 다량생산’으로 경제성과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모토로라는 2004년 말 출시한 초슬림폰인 ‘레이저폰’ 한 종류만으로 무려 5,000만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 판매대수의 절반, LG전자의 총판매량(5,400만대)에 육박하는 수치다. 노키아와 모토로라는 전략폰과는 별개로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3만~5만원대의 초저가폰을 쏟아내고 있다. 첨단기능과 고가(高價) 전략을 고수해온 국내 업체들로서는 노키아나 모토로라처럼 저가 시장에 쉽사리 들어갈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설령 저가폰 시장에 들어가더라도 ‘규모의 경제’에서 밀리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국내 업체들은 ‘전략 휴대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울트라 에디션’, LG전자가 초콜릿폰에 전력투구하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전략폰의 성공은 매출과 시장점유율 확대는 물론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높여주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국내 업계, 새 전략 짜느라 안간힘=노키아와 모토로라의 전방위 공세에 맞서 삼성전자는 ‘시장별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금기시해왔던 저가 시장에도 진입하되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는 지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폰 등 첨단 제품을 꾸준히 내놓고 ‘기술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휴대폰 부문의 수익성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초콜릿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와 함께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저가 제품을 속속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저가 시장을 장악한 노키아와 모토로라에 비해 원가경쟁력과 브랜드파워가 밀린다는 게 큰 고민이다. 팬택은 지난해 SK텔레텍 인수를 계기로 중고가 시장 공략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시너지 효과를 거두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브랜드ㆍ기술ㆍ디자인 3박자 갖춰야 생존 가능=과거에는 브랜드파워가 떨어져도 가격경쟁력만 갖추면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브랜드ㆍ기술ㆍ디자인 등 3대 요소를 갖춰야 한다. 디자인 경쟁력은 기술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는 휴대폰 기술이 상당히 평준화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휴대폰 시장에서는 엄청난 복합기능이 장착된 제품보다는 단순하지만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이 중요한 경쟁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 시장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빨리 만들어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됐다”며 “이는 곧 브랜드와 기술ㆍ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들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7/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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