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12월25일] 찰리 채플린


역대 영화배우 중 1위는 누구일까. 찰리 채플린(Charles Chaplin)이다. 무성ㆍ유성영화를 통틀어 그만큼 인기를 끈 배우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재테크 1위 배우는? 역시 채플린이다. 한때 미국 재산세 과세대상 개인 1위에 지목된 적도 있다. 세계대공황을 야기한 1929년 주가대폭락 직전 뉴욕증시를 빠져나온 몇 안되는 큰 손의 하나로도 꼽힌다. 노년을 스위스에서 지낸 것도 세금부담을 피하기 위해서다. 채플린의 재테크 수단은 두 가지. 검약과 주식이다. 사치와 향락에 빠져 있던 미국 연예인들과 달리 그의 지출항목은 운전수와 비서, 개인 이발사, 저택이 전부였다. 술과 담배도 입에 대지 않았다. 대신 주식과 채권을 사들였다. 영국 출신(1889년 생)인 그는 미국에 발을 들인 후 고정급료를 처음 받았을 때부터 주식을 샀다. 주요 투자대상은 석유 등 첨단 업종. 적극적으로 투자하되 위험징후가 보이면 과감하게 손을 접었다. 1929년 초 주식을 정리한 것도 실업증가로 추가상승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원칙에 충실한 투자가 성공을 이끌었던 셈이다. 채플린의 가장 큰 지출은 위자료. 세 차례 이혼으로 약 100만달러(요즘 가치 약 4,000만달러)에 이르는 위자료를 내줬다. 거듭된 이혼과 염문에도 재산을 지킨 것은 말년에 한 여자에게 정착한 덕분인지도 모른다. 나이 54세에 17살 처녀 우나 오닐(극작가 유진 오닐의 딸)과 결혼한 그는 35년을 해로하며 73세에 막내를 얻는 등 8남매를 낳았다. 1977년의 크리스마스(12월25일)에 88세로 사망한 그의 재력은 지금도 이어져 내려온다. 채플린의 손녀인 모델 겸 배우 키에라 채플린는 3,000만파운드의 재산으로 영국 연예인 랭킹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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