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민주 국회등원·상생의 정치를" 野 "여권 국정쇄신·야권 대통합을"

여야, 'DJ 유지' 계승 한목소리 불구 해석은 달라

여야가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영결식 다음날인 24일 김 전 대통령의 유지인 민주주의와 화해ㆍ통합ㆍ평화의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그러나 여야는 계승하겠다는 김 전 대통령의 유지에 대해서는 서로 해석이 달랐다. 한나라당은 김 전 대통령 국장을 계기로 갈등ㆍ분열ㆍ반목의 정치를 청산하고 국회 정상화를 위해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이 조속히 국회에 등원, 상생의 정치를 펼치자고 촉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화해ㆍ통합 메시지가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여권의 국정운영 기조변경 등 쇄신을 주문하고 분열조짐을 보이는 야권의 대통합을 요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조속한 국회 정상화 필요"=박희태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생야일편부운기 사야일편부운멸(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ㆍ삶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은 한 조각 뜬구름이 스러짐이다)'이라는 서산대사 게송(부처의 공덕이나 가르침을 찬탄하는 노래)을 인용, "큰 족적을 남긴 정치인이었지만 떠난다고 생각하니 인생무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영면을 아쉬워 했다. 박 대표는 이어 "국민을 위한 정치에 더욱 신명을 바치라는 게 고인의 뜻"이라며 여야 당 대표 회담을 다시 한번 제안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정부는 김 전 대통령 국장을 한치의 소홀함 없이 최고의 예우를 갖춰 엄수했다"며 "김 전 대통령이 화해와 통합의 메시지를 던진 만큼 김 전 대통령 국장을 계기로 국회는 대화와 상생의 장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김 전 대통령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나선 것은 김 전 대통령 서거정국 이후 행정구역 개편 등 정치개혁 방안, 9월 정기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대화 분위기 조성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여권쇄신ㆍ야권 통합이 DJ 유지"=정세균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잘 받드는 것이 민주당의 책무"라며 "(DJ의 유지는) 철학적으로는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 정책적으로는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 평화협력의 3대 위기를 민주당이 앞장서서 극복해라, 정치적으로는 모든 민주개혁 진영이 통합해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의 이 같은 언급은 3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권의 국정기조 변경 등 쇄신을 요구하는 한편 야당으로서의 각오와 자세를 새롭게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민주대연합론을 강조했던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내세워 이번주 내 '혁신ㆍ통합기구'를 발족, 야권 통합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박지원 정책위 의장은 "대통령께서는 생전에도 그러하셨지만 저에게 (지난달 22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동으로 옮기셔서 한 것이 최후의 말씀인 것 같다"며 김 전 대통령의 유언을 공개했다. 박 의장은 이어 "김 전 대통령은 '민주당은 정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고 야4당과 단합하라. 모든 민주시민사회와 연합해서 반드시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남북 문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승리하라'는 그런 말씀이 계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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