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타수 오모(57)씨는 21일 사고 초기부터 침몰을 예상했다고 증언했다.
오씨는 이날 광주지법 형사 11부(임정엽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승무원 15명에 대한 28회 공판에서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직 시간이 아니었던 오씨는 자신의 선실에서 잠을 자다가 배가 갑자기 넘어져 선미에서 선수 쪽으로 난 복도를 통해 조타실로 갔다고 말했다.
오씨는 “수사 과정에서 당시 ‘뭔가 큰일이 나겠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는데 큰일이란 뭘 말하느냐”고 검사가 묻자 “이번 같은 사고가 날 것 같았다”고 답했다.
그는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을 수 있겠다 생각했느냐”는 질문에는 “다치거나 죽을 것까지는 생각 못했고, 침몰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배가 너무 기울어 침수로 인한 침몰이 우려됐고, 조타실의 다른 승무원도 “배가 다 넘어간다”고 동요한 것으로 미뤄 충분히 침몰을 예상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초기부터 사고의 심각성을 인지했다는 증언은 승객 구호조치를 않은 승무원들의 무책임을 더 두드러지게 했다.
오씨는 선내 대기 방송과 관련해 “방송 순간에는 적절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2차 조치가 없었던 게 후회스럽다”고 반성했다.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선장의 승객 퇴선 명령에 대해서는 “선장이 2등 항해사 보고 (퇴선 지시)방송을 하라고 한 것 같다”며 선장 등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숨진 단원고 학생의 부모 등 피해자 증언을 들을 방침이다.
유가족 13~14명이 진술하며 일부는 학생들의 성장 장면 등을 담은 영상물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지원에서 재판이 중계되면서 발길이 뜸해졌던 유가족 다수도 현재 재판을 방청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